"`해외 진출` 내몰기보다 국내 SW시장 정상화부터"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사장은 최근 잇따라 국내 IT업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지적한 글을 자사 홈페이지(www.ahnlab.com)에 올렸다. 국내를 대표하는 벤처기업 CEO로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그는 홈페이지에 `CEO칼럼' 코너를 마련하고 2달에 한번 정도로 글을 올려 IT분야의 관심사나 세상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알리고 있다. 최근에 올린 그의 글은 각 언론 매체에 의해 `빌게이츠도 한국선 성공못해' `우리나라 초고속 인프라―SW 대부분 외국산, `인터넷 강국'은 허상' 등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큼지막하게 소개됐다. 평소 나서기를 꺼리는 안 사장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작심하고 정곡을 찌른 것 같아 글을 쓴 동기와 근황 등을 들어보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있는 그의 사무실을 찾아갔다.
"IT업계에서는 당연한 얘기지만, 비IT업계에서는 충격적인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
안 사장이 `문제의 글'을 쓴 배경에는 그 나름의 `전문가 역할론'이 자리잡고 있다. 전문가가 해야 할 일중 하나는 비전문가들의 해당분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CEO칼럼'에서 지적한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의 척박한 여건이나 우리가 자랑하는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가 외산장비 위주인 사실은 IT업계에서는 새삼스럽게 여겨지는 내용이지만, IT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사회지도층 인사 가운데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있다"고 안 사장은 전했다.
"회사가 어려울 때였으면 그런 글을 못썼겠지만, 올 상반기 순익이 작년 전체의 순익을 넘어설 정도로 실적이 좋아져 글을 쓸 수가 있었습니다."
회사의 실적이 나빴을 때라면 혹시라도 자사의 `밥그릇'을 챙기기위해 목소리를 냈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실적이 좋아진 시점에 글을 올렸다는 설명이었다. 글의 내용 뿐아니라 게재 시점까지 세심하게 고려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8권의 책을 냈고, 빠르면 다음달 9번째 저서를 출간할 정도로 왕성한 집필력을 보이고 있는 안 사장은 "10년 후에 봐도, 남에게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자세로 글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IT업계의 얘기를 꺼낸 김에 그가 날카롭게 지적한 국내 SW산업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을 꼽는다면 어떤 것을 들 수 있냐고 물었다. 안 사장은 국내 SW 시장의 문제점으로 △시스템통합(SI) 사업자 위주의 유통구조 △기업이 잘 망하지 않는 구조 △SW를 살리기 보다는 위축시키고 있는 정부 등 세가지를 지적하면서, 다른 것은 몰라도 정부의 정책이나 구매제도는 단기간에 바꿔질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SW 시장 규모에 대해 남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흔히 국내 시장이 작기 때문에 SW 산업이 크기 위해서는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안 사장은 "시장조사회사들의 자료를 보면 한국의 IT시장은 세계에서 10∼12위 규모로, 홍콩ㆍ대만ㆍ싱가포르를 합쳐놓은 것보다 크다. 이런 시장을 작다고 한다면 세계에서 한국보다 더 큰 시장은 10곳 정도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SW 시장을 비정상적으로 작게 만들어놓은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있는 시장도 제대로 안만들어놓고 외국으로 나가야 한다고 하는 것은 (SW업체들에게) 죽으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보안업체들간 인수합병에 대해 그는 "기술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 안연구소가 인수합병에 나설 의향은 없느냐"고 묻자 안 사장은 "항상 마음을 열어놓고 있지만 대상이 될만한 기업을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안 사장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벤처기업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요청하자 "기업이 성장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잘 나갈 때 얼마나 더 성장하느냐가 아니라, 어려울 때 어떻게 잘 보내느냐는 것"이라는 경영론을 다시 피력했다. 안연구소가 올해 80억∼100억원의 순익을 기대할 정도로 실적이 좋아진 것도 2002년 순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때 내부 정비를 시작한 것이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것같다는 게 안 사장의 분석이었다.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사장은 최근 잇따라 국내 IT업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지적한 글을 자사 홈페이지(www.ahnlab.com)에 올렸다. 국내를 대표하는 벤처기업 CEO로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그는 홈페이지에 `CEO칼럼' 코너를 마련하고 2달에 한번 정도로 글을 올려 IT분야의 관심사나 세상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알리고 있다. 최근에 올린 그의 글은 각 언론 매체에 의해 `빌게이츠도 한국선 성공못해' `우리나라 초고속 인프라―SW 대부분 외국산, `인터넷 강국'은 허상' 등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큼지막하게 소개됐다. 평소 나서기를 꺼리는 안 사장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작심하고 정곡을 찌른 것 같아 글을 쓴 동기와 근황 등을 들어보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있는 그의 사무실을 찾아갔다.
"IT업계에서는 당연한 얘기지만, 비IT업계에서는 충격적인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
안 사장이 `문제의 글'을 쓴 배경에는 그 나름의 `전문가 역할론'이 자리잡고 있다. 전문가가 해야 할 일중 하나는 비전문가들의 해당분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CEO칼럼'에서 지적한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의 척박한 여건이나 우리가 자랑하는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가 외산장비 위주인 사실은 IT업계에서는 새삼스럽게 여겨지는 내용이지만, IT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사회지도층 인사 가운데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있다"고 안 사장은 전했다.
"회사가 어려울 때였으면 그런 글을 못썼겠지만, 올 상반기 순익이 작년 전체의 순익을 넘어설 정도로 실적이 좋아져 글을 쓸 수가 있었습니다."
회사의 실적이 나빴을 때라면 혹시라도 자사의 `밥그릇'을 챙기기위해 목소리를 냈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실적이 좋아진 시점에 글을 올렸다는 설명이었다. 글의 내용 뿐아니라 게재 시점까지 세심하게 고려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8권의 책을 냈고, 빠르면 다음달 9번째 저서를 출간할 정도로 왕성한 집필력을 보이고 있는 안 사장은 "10년 후에 봐도, 남에게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자세로 글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IT업계의 얘기를 꺼낸 김에 그가 날카롭게 지적한 국내 SW산업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을 꼽는다면 어떤 것을 들 수 있냐고 물었다. 안 사장은 국내 SW 시장의 문제점으로 △시스템통합(SI) 사업자 위주의 유통구조 △기업이 잘 망하지 않는 구조 △SW를 살리기 보다는 위축시키고 있는 정부 등 세가지를 지적하면서, 다른 것은 몰라도 정부의 정책이나 구매제도는 단기간에 바꿔질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SW 시장 규모에 대해 남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흔히 국내 시장이 작기 때문에 SW 산업이 크기 위해서는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안 사장은 "시장조사회사들의 자료를 보면 한국의 IT시장은 세계에서 10∼12위 규모로, 홍콩ㆍ대만ㆍ싱가포르를 합쳐놓은 것보다 크다. 이런 시장을 작다고 한다면 세계에서 한국보다 더 큰 시장은 10곳 정도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SW 시장을 비정상적으로 작게 만들어놓은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있는 시장도 제대로 안만들어놓고 외국으로 나가야 한다고 하는 것은 (SW업체들에게) 죽으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보안업체들간 인수합병에 대해 그는 "기술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 안연구소가 인수합병에 나설 의향은 없느냐"고 묻자 안 사장은 "항상 마음을 열어놓고 있지만 대상이 될만한 기업을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안 사장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벤처기업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요청하자 "기업이 성장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잘 나갈 때 얼마나 더 성장하느냐가 아니라, 어려울 때 어떻게 잘 보내느냐는 것"이라는 경영론을 다시 피력했다. 안연구소가 올해 80억∼100억원의 순익을 기대할 정도로 실적이 좋아진 것도 2002년 순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때 내부 정비를 시작한 것이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것같다는 게 안 사장의 분석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