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정보격차 80.3% `IT 강국` 무색
정보화교육 이후 생산력 활용방안 마련해야
우리 사회가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노인 정보화는 정보격차 해소뿐만 아니라 노인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가져다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노인정보화 전문가 좌담회를 마지막으로 디지털타임스가 한국정보문화진흥원과 공동으로 지난 6월부터 매주 목요일 연재해 온 노인정보화 시리즈가 끝을 맺는다.
우리나라의 세대간 정보 격차는 80.3%로, 세계적인 정보화 강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아직 노인 정보화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체계적인 정책, 구체적인 실천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번 기획 시리즈를 통해 이같은 국내 노인 정보화 현황을 돌아보고 노인정보화의 필요성과 향후 방안 등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봤다. 노인 정보화 기획시리즈를 마치며 각계의 노인 정보화 전문가들을 초청, 노인 정보화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정책과 방안들을 모색해봤다.
▲일시 : 2004년 7월 27일 오후 3시
▲장소 : 디지털타임스 편집국 회의실
▲사회 : 장윤옥 문화콘텐츠 부장
▲참석자 :
김응익 사회복지법인 케어코리아 이사장
변재관 대통령자문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 인구정책팀장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원장
조소영 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노인보건복지전공 교수(이상 가나다순)
▲사회=노인 정보화에 대한 정책이나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먼저 노인정보화의 필요성과 함께 노인정보화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김응익=고령화 사회가 진전되고 있지만 여전히 노인들은 사회로부터 소외돼 있는 실정이다. 경력과 경륜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21세기에 적응을 하기 위해서는 21세기가 요구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노인들이 시대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IT에 대한 이해와 지식,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알아야하는데, 이 부분에서 뒤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세대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 세대를 연결시켜주는 다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바로 노인들의 정보화 교육이 그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변재관=노인정보화는 무엇보다 인권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가는 누구나 필요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줘야한다. 노인들은 사회적 약자로서 정보화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국가는 노인들의 정보 접근성 향상을 위해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한다. 노인에게 다양한 정보 접근성을 보장함으로써, 노인들이 정보 격차의 대상이 아닌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개척해갈 수 있는 디지털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계층으로 변화시켜 가야 한다.
▲손연기=초기에 노인 정보화 사업을 추진할 때만 해도 노인들에게 소일거리를 마련해주는 차원에서 접근했다. 그러나 이제 정보화는 단순한 재미를 주는 도구가 아니라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IT플라자를 통해 제공하는 어르신 대상의 정보화 교육 결과만 봐도 이같은 변화를 한번에 읽을 수 있다.
처음 컴퓨터를 배우러오신 어르신들은 대부분, 과연 내가 컴퓨터를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보이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 새로운 삶을 얻었다며 기뻐한다. 정보화 교육을 받은 노인들은 집에서도 위상이 달라진다고 한다. 컴퓨터도 고장난다고 못 만지게 하던 손주들이 정보화 교육을 받은 후 할아버지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겨,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자부심을 심어주는 역할도 한다.
▲조소영=노인이라고 해서 인생이 다 끝난 것은 아니다. 평균 수명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고령화 인구층도 갈수록 두터워지고 있다. 지금 이대로라면 수명은 우리가 노년층이라고 말하는 50세부터 40~50년을 더 살게 된다.
겨우 50년을 살고, 남은 40~50년을 무의미하게 살수는 없다. 50세가 넘어서면서부터 생산성을 박탈당한다는 것은 너무 억울한 일이 아닌가. 인생의 남은 반을 주도적이고 생산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정보화 교육을 통한, 정보 접근성 보장이 필수다.
▲변재관=동의한다. 아직 많은 활동을 의지와 여력이 있는 노인들에게 정보화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한다. 지금 노년층으로 접어든 세대들은 해방둥이로 너무나 빠른 시대의 변화를 경험한 이들이다. 이들에게 변하는 시대에 생산성을 창출할 수 있는 툴을 마련해 줘야한다.
그러나 생산성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한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노인들의 개별적인 특성들을 고려해 접근해야한다는 것이다. 지금 정책의 문제는 너무 당위성 차원에서만 접근하는 것이다. 무조건 정보화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진다고 윽박지르는 것은 문제다. 이렇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각기 다른 어르신들의 특성을 고려해 동기를 부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손연기=노인들이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해야한다는 데 동의한다. 고기를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낚시하는 법을 노인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것이다. 정보화야말로 디지털 디바이드를 해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노인들을 디지털 기회의 수혜자로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소영=과거에는 서당에서 한자를 가르치셔야 할 연령대의 노인들이 지금은 컴퓨터 강사로 나서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정보화 교육을 받은 후에 직접 봉사정신을 발휘해 장애인 학생들을 가르치고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찾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컴퓨터를 배워서 기존에 일하던 회사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서비스하는 분들도 있다. 이처럼 컴퓨터 교육을 받은 후에 변신해 또 다른 창조 활동을 하는 사례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또 시대에 따라 노인들의 생산성이 구현되는 방식도 바뀌어가고 있다.
▲변재관=정부 각처에서 중고령자 대상의 사회적 일자리 제공에 대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생산성을 따질 때, 노인들에 대해서는 경제적 생산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생산성도 중요하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평균 학력은 초등학생 수준이다. 55세 이상으로 따지면 고졸, 중졸 수준이다. 한글을 모르는 노인들에게 정보화를 강조하는 것은 이중적 소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분들에게까지 정보화를 강조해야하느냐, 이것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 좀더 원칙이나 이념, 철학을 확인하고 전략을 짜야 한다. 무엇보다도 어느 연령층이든지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면서 사회에서 노인들이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한다. 물론 정책도 이에 맞게 추진되어야 한다.
▲김응익=정부에서도 고령화 대책에 대해서 여러 각도로 접근을 하고 있다. 중고령자 입장에서 IT와 연결된다는 것은 사회에 참여한다는 의미나 마찬가지다. 정보화 교육을 통해서 쇼핑몰을 열어서 매출을 올리는 식의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기대하기 힘들지라도, 노인들이 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인이 IT를 통해 다른 계층과 커뮤니케이션 함으로써, 노인은 더 이상 소외 계층이 아니라 사회의 지지 계층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는 노인들을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노인들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정보화는 노인들에게 사회적으로 정서적으로, 그리고 간접적인 생산성 향상까지 줄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사회=정보화가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라는 데 모두 공감하고 계신 것 같다. 또 고령화의 모든 문제를 정보화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노인정보화를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할 텐데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추고 어떻게 실행에 옮겨야 할지 구체적으로 고민해보자.
▲변재관=보건복지부에서는 보건복지 정보화라는 틀 안에서 정책을 마련하고 있고 정보통신부나 정보문화진흥원, 자발적인 민간 단체에서 현재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복지부는 2001년 보건복지 지식정보화 전략을 처음으로 수립했다.
2001년 비전과 목표, 전략을 수립하고 지난해 세부적인 시스템 구현 직전까지 마무리를 지었다. 정보화 촉진기금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콘텐츠를 구현하고 있는 중이다.
전자정부 사업 차원에서는 노인복지 정보 포털 사이트를 만들 계획이다. 이 포털 사이트에서는 노인 복지에 대한 정책과 서비스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서비스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인 7월 이후에는 콘텐츠가 제공될 예정이다.
노인고용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학자들이 노인인력뱅크를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래서 노동부가 워크넷 안에 별도로 노인취업에 대한 서비스를 만들었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다. 참여정부 공약 중 하나가 바로 노인에 대한 공약이다. 노인 일자리를 30만개 창출하자는 목표 아래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그 일환으로 국민연금관리공단 내 노인지원센터에서 노인 사회적 일자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하고 있다.
복지부의 정책뿐만 아니라 현대전자나 삼성전자 같은 기업에서 복지관들에게 정보통신기기들을 기증하고 정보문화진흥원에서 노인대상의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피부로 느껴지는 정책들이 병행되고 있다.
▲손연기=노인들이 직접 IT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진흥원에서는 노인들에게 특화한 30개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건강과 교통 등 올해도 10여개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다. 정보화 교육을 받은 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
대부분 노인들은 은행에 가지만 정보화 교육을 통해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바로 생산적인 정보 행위로 연결되는 것이다.
초기에는 일단 노인들을 컴퓨터 앞에 앉히는데 목적을 뒀고 그 다음에는 교육을 제공했다. 이제 해야할 일은 노인들이 받은 정보화 교육을 생산적인 일로 연결되게 만드는 일이다. 생산적인 정보 행위를 할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심리적인 보람을 스스로 느낄 수 있게 다리 역할을 해줘야한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단순한 일이나 활동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는 대부분 어르신들에게 맡겨진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노인들이 설 자리가 너무나 없다. 정보화를 통해 어르신들도 사회적인 생산성을 가질 수 있도록 토양과 인식이 마련돼야한다.
▲변재관=노인들이 정보화를 통해 얻는 것은 단지 정보의 습득만이 아니다. 이동성을 고려했을 때 정보화는 노인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줄 수 있고 새로운 직업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다. 고령화 위원회에서도 어르신들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와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손연기=노인정보화는 단순히 수혜자 뿐만 아니라 공급자나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정보산업으로 확장시켜봤을 때, 국내 정보통신 기기를 개발하는 업체들도 노인들을 고려한 제품을 만들어야한다. 해외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노인을 위한 기기 개발이라는 협소한 틀에서 볼 것이 아니라 누구나 쓰기 편한 제품을 만든다는 큰 틀에서 접근하면 더 경쟁력 있는 상품이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변재관=노인을 위한 정보화 기기를 개발하는 것은 국제 경쟁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전자 의료기기나 e헬쓰, 홈케어 시스템 등을 개발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지금까지 노인정보화 차원에서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설명과 구체적이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이미 많은 정책이 입안돼 추진되고 있고 또 새로운 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도 노인 정보화 관련 정책간에 유기적인 협력이 부족하고 정책을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인 연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막연히 노인이라고 하지만 연령별로 정보화에 대한 동기나 요구도 다를 것이다. 노인정보화의 선택과 집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것 같다.
▲조소영=정보화를 접하는 노인들은 막연히 컴퓨터를 배우는 계층이 아니다. 손자와 이메일을 주고받기 위해서라든가, 뭔가 정보가 필요하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다. 아직 서울과 지방의 차이는 있다. 필요성이라는 것이 지역적인 여건과 문화적인 여건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질적인 고려가 더욱 필요하게 될 것이다. 노인들도 단순히 게임 같은 흥미 거리나 소일거리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컴퓨터를 배움으로써 자신의 인생에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찾게 해야 한다.
▲김응익=먼저 노인들이 왜 정보화에 참여하려고 하는 지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이것이 바로 동기 조성과도 연결되는 문제다. 운전을 하면 편리하다는 것을 알지만, 일단 운전을 배워서 운전석에 올라야하는 것처럼, 컴퓨터를 사용해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한다.
노인종합복지관의 80개 프로그램 중 컴퓨터 교육이 가장 인기가 높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못 미치는 형편이다. 이것은 이미 많은 노인들이 정보화에 대한 욕구와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와 장소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
집에 PC가 있기는 하지만 노인들이 쓰기 어렵고 PC방도 노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아니다.
▲사회=생산성이라는 것이 꼭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새로운 문화의 장을 향유하고 인생의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을 포함하는 의미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 위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사업을 얼마나 체계화하고 내실있게 만드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현재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이야기 해 달라.
▲손연기=주로 노인 정보화는 기초교육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중고급 교육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커리큘럼을 새롭게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노인 정보화 교육도 맞춤형 교육으로 가게 될 것이다. 또 노인정보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필요한 지에 대한 수요조사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서 한차원 높은 노인정보화 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조소영=노인정보화를 위해 PC가 부족하다는 것은 공급자 입장에서 나온 통계인 것 같다. 복지관에서 교육을 받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70%이상이 가정에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 이제는 PC보급이 문제가 아니라 활용과 교육 내용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야한다.
노인들이 네티즌으로 모두 변하면, 그 어느 계층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지금은 기성 세대가 제외되어 있지만, 인터넷에서 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 인터넷이 국민여론을 수립하는데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변재관=지금 노인정보화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은 전국의 복지관을 합해 1000여개에 달한다.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사단법인까지 만들어져있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체계에도 사각지대가 있다. 우선 커리큘럼과 강사의 질적 제고가 시급하다. 어느 부처에서 담당을 하든, 각 부처의 정보화 프로그램을 질적으로 나누어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연금폐지론이 나왔을 때 노인들이 이를 반대하는 의견을 인터넷 매체에 적극적으로 올렸다. 노인들도 인터넷에서 목소리를 내는 계층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을 위한 기기들은 다양하게 개발돼 있는데 노인 관련 기기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개선돼야 한다. 제대로 된 보조기기를 만드는 것이 정부가 해야할 일이다.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할 수록 이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김응익=노인들은 활동범위가 좁다. 지역에서 쉽게 갈 수 있는 노인종합복지관을 중심으로 필요한 자원이나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노인의 10명중 9명은 환자라고 한다. 정보화 교육을 하더라도 일단 건강해야한다. 건강관리를 지원할 수 있는 콘텐츠나 기기 개발도 활발하게 이루어져야하고, 건강 정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눈높이 교육과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눈이나 손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개발된 하드웨어 보급도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이 외에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을 때도 노인들을 고려해 쉬운 디자인과 서비스 구성이 필요하다. 온통 영어로 되어있는 인터넷 용어도 우리말로 쉽게 설명되어야 한다. 정보화 교육에 있어서는 각 수준에 맞는 교재마련과 함께 표준화된 교육 내용이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오늘 여러 가지로 좋은 말씀 감사하다. 서구 사회가 30년에 걸쳐 고령화가 이루어진 반면 우리나라는 10년이라는 단기간에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설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더 노인정보화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노인정보화에 대한 국가 차원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정보화교육 이후 생산력 활용방안 마련해야
우리 사회가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노인 정보화는 정보격차 해소뿐만 아니라 노인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가져다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노인정보화 전문가 좌담회를 마지막으로 디지털타임스가 한국정보문화진흥원과 공동으로 지난 6월부터 매주 목요일 연재해 온 노인정보화 시리즈가 끝을 맺는다.
우리나라의 세대간 정보 격차는 80.3%로, 세계적인 정보화 강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아직 노인 정보화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체계적인 정책, 구체적인 실천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번 기획 시리즈를 통해 이같은 국내 노인 정보화 현황을 돌아보고 노인정보화의 필요성과 향후 방안 등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봤다. 노인 정보화 기획시리즈를 마치며 각계의 노인 정보화 전문가들을 초청, 노인 정보화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정책과 방안들을 모색해봤다.
▲일시 : 2004년 7월 27일 오후 3시
▲장소 : 디지털타임스 편집국 회의실
▲사회 : 장윤옥 문화콘텐츠 부장
▲참석자 :
김응익 사회복지법인 케어코리아 이사장
변재관 대통령자문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 인구정책팀장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원장
조소영 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노인보건복지전공 교수(이상 가나다순)
▲사회=노인 정보화에 대한 정책이나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먼저 노인정보화의 필요성과 함께 노인정보화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김응익=고령화 사회가 진전되고 있지만 여전히 노인들은 사회로부터 소외돼 있는 실정이다. 경력과 경륜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21세기에 적응을 하기 위해서는 21세기가 요구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노인들이 시대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IT에 대한 이해와 지식,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알아야하는데, 이 부분에서 뒤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세대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 세대를 연결시켜주는 다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바로 노인들의 정보화 교육이 그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변재관=노인정보화는 무엇보다 인권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가는 누구나 필요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줘야한다. 노인들은 사회적 약자로서 정보화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국가는 노인들의 정보 접근성 향상을 위해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한다. 노인에게 다양한 정보 접근성을 보장함으로써, 노인들이 정보 격차의 대상이 아닌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개척해갈 수 있는 디지털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계층으로 변화시켜 가야 한다.
▲손연기=초기에 노인 정보화 사업을 추진할 때만 해도 노인들에게 소일거리를 마련해주는 차원에서 접근했다. 그러나 이제 정보화는 단순한 재미를 주는 도구가 아니라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IT플라자를 통해 제공하는 어르신 대상의 정보화 교육 결과만 봐도 이같은 변화를 한번에 읽을 수 있다.
처음 컴퓨터를 배우러오신 어르신들은 대부분, 과연 내가 컴퓨터를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보이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 새로운 삶을 얻었다며 기뻐한다. 정보화 교육을 받은 노인들은 집에서도 위상이 달라진다고 한다. 컴퓨터도 고장난다고 못 만지게 하던 손주들이 정보화 교육을 받은 후 할아버지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겨,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자부심을 심어주는 역할도 한다.
▲조소영=노인이라고 해서 인생이 다 끝난 것은 아니다. 평균 수명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고령화 인구층도 갈수록 두터워지고 있다. 지금 이대로라면 수명은 우리가 노년층이라고 말하는 50세부터 40~50년을 더 살게 된다.
겨우 50년을 살고, 남은 40~50년을 무의미하게 살수는 없다. 50세가 넘어서면서부터 생산성을 박탈당한다는 것은 너무 억울한 일이 아닌가. 인생의 남은 반을 주도적이고 생산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정보화 교육을 통한, 정보 접근성 보장이 필수다.
▲변재관=동의한다. 아직 많은 활동을 의지와 여력이 있는 노인들에게 정보화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한다. 지금 노년층으로 접어든 세대들은 해방둥이로 너무나 빠른 시대의 변화를 경험한 이들이다. 이들에게 변하는 시대에 생산성을 창출할 수 있는 툴을 마련해 줘야한다.
그러나 생산성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한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노인들의 개별적인 특성들을 고려해 접근해야한다는 것이다. 지금 정책의 문제는 너무 당위성 차원에서만 접근하는 것이다. 무조건 정보화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진다고 윽박지르는 것은 문제다. 이렇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각기 다른 어르신들의 특성을 고려해 동기를 부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손연기=노인들이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해야한다는 데 동의한다. 고기를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낚시하는 법을 노인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것이다. 정보화야말로 디지털 디바이드를 해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노인들을 디지털 기회의 수혜자로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소영=과거에는 서당에서 한자를 가르치셔야 할 연령대의 노인들이 지금은 컴퓨터 강사로 나서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정보화 교육을 받은 후에 직접 봉사정신을 발휘해 장애인 학생들을 가르치고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찾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컴퓨터를 배워서 기존에 일하던 회사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서비스하는 분들도 있다. 이처럼 컴퓨터 교육을 받은 후에 변신해 또 다른 창조 활동을 하는 사례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또 시대에 따라 노인들의 생산성이 구현되는 방식도 바뀌어가고 있다.
▲변재관=정부 각처에서 중고령자 대상의 사회적 일자리 제공에 대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생산성을 따질 때, 노인들에 대해서는 경제적 생산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생산성도 중요하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평균 학력은 초등학생 수준이다. 55세 이상으로 따지면 고졸, 중졸 수준이다. 한글을 모르는 노인들에게 정보화를 강조하는 것은 이중적 소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분들에게까지 정보화를 강조해야하느냐, 이것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 좀더 원칙이나 이념, 철학을 확인하고 전략을 짜야 한다. 무엇보다도 어느 연령층이든지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면서 사회에서 노인들이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한다. 물론 정책도 이에 맞게 추진되어야 한다.
▲김응익=정부에서도 고령화 대책에 대해서 여러 각도로 접근을 하고 있다. 중고령자 입장에서 IT와 연결된다는 것은 사회에 참여한다는 의미나 마찬가지다. 정보화 교육을 통해서 쇼핑몰을 열어서 매출을 올리는 식의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기대하기 힘들지라도, 노인들이 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인이 IT를 통해 다른 계층과 커뮤니케이션 함으로써, 노인은 더 이상 소외 계층이 아니라 사회의 지지 계층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는 노인들을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노인들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정보화는 노인들에게 사회적으로 정서적으로, 그리고 간접적인 생산성 향상까지 줄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사회=정보화가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라는 데 모두 공감하고 계신 것 같다. 또 고령화의 모든 문제를 정보화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노인정보화를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할 텐데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추고 어떻게 실행에 옮겨야 할지 구체적으로 고민해보자.
▲변재관=보건복지부에서는 보건복지 정보화라는 틀 안에서 정책을 마련하고 있고 정보통신부나 정보문화진흥원, 자발적인 민간 단체에서 현재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복지부는 2001년 보건복지 지식정보화 전략을 처음으로 수립했다.
2001년 비전과 목표, 전략을 수립하고 지난해 세부적인 시스템 구현 직전까지 마무리를 지었다. 정보화 촉진기금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콘텐츠를 구현하고 있는 중이다.
전자정부 사업 차원에서는 노인복지 정보 포털 사이트를 만들 계획이다. 이 포털 사이트에서는 노인 복지에 대한 정책과 서비스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서비스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인 7월 이후에는 콘텐츠가 제공될 예정이다.
노인고용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학자들이 노인인력뱅크를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래서 노동부가 워크넷 안에 별도로 노인취업에 대한 서비스를 만들었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다. 참여정부 공약 중 하나가 바로 노인에 대한 공약이다. 노인 일자리를 30만개 창출하자는 목표 아래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그 일환으로 국민연금관리공단 내 노인지원센터에서 노인 사회적 일자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하고 있다.
복지부의 정책뿐만 아니라 현대전자나 삼성전자 같은 기업에서 복지관들에게 정보통신기기들을 기증하고 정보문화진흥원에서 노인대상의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피부로 느껴지는 정책들이 병행되고 있다.
▲손연기=노인들이 직접 IT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진흥원에서는 노인들에게 특화한 30개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건강과 교통 등 올해도 10여개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다. 정보화 교육을 받은 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
대부분 노인들은 은행에 가지만 정보화 교육을 통해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바로 생산적인 정보 행위로 연결되는 것이다.
초기에는 일단 노인들을 컴퓨터 앞에 앉히는데 목적을 뒀고 그 다음에는 교육을 제공했다. 이제 해야할 일은 노인들이 받은 정보화 교육을 생산적인 일로 연결되게 만드는 일이다. 생산적인 정보 행위를 할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심리적인 보람을 스스로 느낄 수 있게 다리 역할을 해줘야한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단순한 일이나 활동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는 대부분 어르신들에게 맡겨진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노인들이 설 자리가 너무나 없다. 정보화를 통해 어르신들도 사회적인 생산성을 가질 수 있도록 토양과 인식이 마련돼야한다.
▲변재관=노인들이 정보화를 통해 얻는 것은 단지 정보의 습득만이 아니다. 이동성을 고려했을 때 정보화는 노인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줄 수 있고 새로운 직업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다. 고령화 위원회에서도 어르신들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와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손연기=노인정보화는 단순히 수혜자 뿐만 아니라 공급자나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정보산업으로 확장시켜봤을 때, 국내 정보통신 기기를 개발하는 업체들도 노인들을 고려한 제품을 만들어야한다. 해외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노인을 위한 기기 개발이라는 협소한 틀에서 볼 것이 아니라 누구나 쓰기 편한 제품을 만든다는 큰 틀에서 접근하면 더 경쟁력 있는 상품이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변재관=노인을 위한 정보화 기기를 개발하는 것은 국제 경쟁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전자 의료기기나 e헬쓰, 홈케어 시스템 등을 개발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지금까지 노인정보화 차원에서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설명과 구체적이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이미 많은 정책이 입안돼 추진되고 있고 또 새로운 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도 노인 정보화 관련 정책간에 유기적인 협력이 부족하고 정책을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인 연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막연히 노인이라고 하지만 연령별로 정보화에 대한 동기나 요구도 다를 것이다. 노인정보화의 선택과 집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것 같다.
▲조소영=정보화를 접하는 노인들은 막연히 컴퓨터를 배우는 계층이 아니다. 손자와 이메일을 주고받기 위해서라든가, 뭔가 정보가 필요하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다. 아직 서울과 지방의 차이는 있다. 필요성이라는 것이 지역적인 여건과 문화적인 여건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질적인 고려가 더욱 필요하게 될 것이다. 노인들도 단순히 게임 같은 흥미 거리나 소일거리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컴퓨터를 배움으로써 자신의 인생에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찾게 해야 한다.
▲김응익=먼저 노인들이 왜 정보화에 참여하려고 하는 지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이것이 바로 동기 조성과도 연결되는 문제다. 운전을 하면 편리하다는 것을 알지만, 일단 운전을 배워서 운전석에 올라야하는 것처럼, 컴퓨터를 사용해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한다.
노인종합복지관의 80개 프로그램 중 컴퓨터 교육이 가장 인기가 높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못 미치는 형편이다. 이것은 이미 많은 노인들이 정보화에 대한 욕구와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와 장소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
집에 PC가 있기는 하지만 노인들이 쓰기 어렵고 PC방도 노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아니다.
▲사회=생산성이라는 것이 꼭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새로운 문화의 장을 향유하고 인생의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을 포함하는 의미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 위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사업을 얼마나 체계화하고 내실있게 만드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현재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이야기 해 달라.
▲손연기=주로 노인 정보화는 기초교육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중고급 교육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커리큘럼을 새롭게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노인 정보화 교육도 맞춤형 교육으로 가게 될 것이다. 또 노인정보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필요한 지에 대한 수요조사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서 한차원 높은 노인정보화 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조소영=노인정보화를 위해 PC가 부족하다는 것은 공급자 입장에서 나온 통계인 것 같다. 복지관에서 교육을 받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70%이상이 가정에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 이제는 PC보급이 문제가 아니라 활용과 교육 내용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야한다.
노인들이 네티즌으로 모두 변하면, 그 어느 계층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지금은 기성 세대가 제외되어 있지만, 인터넷에서 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 인터넷이 국민여론을 수립하는데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변재관=지금 노인정보화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은 전국의 복지관을 합해 1000여개에 달한다.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사단법인까지 만들어져있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체계에도 사각지대가 있다. 우선 커리큘럼과 강사의 질적 제고가 시급하다. 어느 부처에서 담당을 하든, 각 부처의 정보화 프로그램을 질적으로 나누어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연금폐지론이 나왔을 때 노인들이 이를 반대하는 의견을 인터넷 매체에 적극적으로 올렸다. 노인들도 인터넷에서 목소리를 내는 계층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을 위한 기기들은 다양하게 개발돼 있는데 노인 관련 기기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개선돼야 한다. 제대로 된 보조기기를 만드는 것이 정부가 해야할 일이다.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할 수록 이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김응익=노인들은 활동범위가 좁다. 지역에서 쉽게 갈 수 있는 노인종합복지관을 중심으로 필요한 자원이나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노인의 10명중 9명은 환자라고 한다. 정보화 교육을 하더라도 일단 건강해야한다. 건강관리를 지원할 수 있는 콘텐츠나 기기 개발도 활발하게 이루어져야하고, 건강 정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눈높이 교육과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눈이나 손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개발된 하드웨어 보급도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이 외에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을 때도 노인들을 고려해 쉬운 디자인과 서비스 구성이 필요하다. 온통 영어로 되어있는 인터넷 용어도 우리말로 쉽게 설명되어야 한다. 정보화 교육에 있어서는 각 수준에 맞는 교재마련과 함께 표준화된 교육 내용이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오늘 여러 가지로 좋은 말씀 감사하다. 서구 사회가 30년에 걸쳐 고령화가 이루어진 반면 우리나라는 10년이라는 단기간에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설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더 노인정보화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노인정보화에 대한 국가 차원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