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정보시대에도 통하는 불문율이 있다. 예컨대 소니의 법칙은 `크기가 작아질수록 가격은 비싸진다'는 것이다. 또 시만텍의 법칙에 따르면 `믿을 만한 기술지원을 받기란 어렵다'. 이 모든 법칙들에 우선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법칙이 있다. 어떤 제품의 후속 버전을 내놓을 때는 성능은 비록 개선시키지 않더라고 새로운 기능들을 더 많이 열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달에 팜은 이름도 독특한 PDA 신제품 `자이어'(Zire)를 출시하면서 바로 이 법칙을 깼다. 어쩌면 단순한 가설일 뿐이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매년 추가되는 복잡한 기능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자이어는 오히려 첨단기능의 거품을 뺐다. 컬러 스크린, 동기화를 위한 받침대, 녹음기, 확장 슬롯, MP3 플레이어가 사라졌다. 심지어 화면의 백 라이트 기능조차 제공하지 않는다. 자이어에는 자동차의 윈도 브러시처럼 꼭 필요한 기능만 들어있다.
덕분에 가격은 팜 역사상 가장 값싼 99달러다(게다가 팜은 전통적으로 출시 이듬 해에는 가격을 50%씩 내려왔다). 팜은 이 제품을 물총이나 배터리처럼 허름한 물건들이 놓여있는 K마트와 타깃의 진열대에 내놓았다.
팜의 조사결과 고객들은 대개 일정과 전화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PDA를 사용한다. 자이어는 이 두 가지의 기능버튼만을 꺼내 전면에 부착했다. 물론 오늘의 할 일 리스트와 메모장, 가계부, 캘린더, 게임, 그밖에 팜 프로그램들도 자이어에 수록되어 있다. 다만 흑백 터치 스크린으로 몇 단계 들어가야 이 정보들을 볼 수 있다.
몇년 전 팜은 모든 신 모델에 유니버설 커넥터를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착탈식 모뎀과 휴대용 키보드를 비롯한 주변기기들과의 호환성을 유지하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자이어는 예외다.
팜의 주장에 따르면 99달러를 내고 PDA를 사는 사람들은 접이식 키보드를 사기 위해 추가로 80달러를 지불할 리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유니버설 커넥터도 제공할 필요가 없다. 500달러 PC를 위해 4000달러의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사거나, 5000달러의 오디오 시스템에 1만달러짜리 스피커를 다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자이어도 매킨토시 및 윈도 컴퓨터와의 호환성은 제공한다. 그러나 내장형 배터리를 갈아줘야 하는 받침대 대신 간편한 USB 케이블을 채택했다. 다행히 이 케이블은 받침대를 가지고 다니는 것보다는 편리하다.
이제 정보시대의 산물들은 `불필요한 장치들을 모두 없애고 값을 깎아준다'는 새로운 법칙을 따르게 될까? 2메가의 메모리와 16메가의 프로세서를 가진 호환성이 안 되는 값싼 PDA를 원한다면, 이베이에 가서 구형 팜III를 45달러에 사도 되는데 말이다.
결론적으로 자이어는 그다지 나쁜 선택은 아니다. 우선 겉보기가 전혀 싸구려처럼 생기지 않았다. 애플의 `I Pod' 제품처럼 감촉이 부드럽고 반짝거리는 순백색의 외관을 지녔다. 또 매달 AA 사이즈의 배터리를 갈아끼우지 않아 비용도 절감해준다.
자이어는 크기도 훨씬 작고 무게도 가볍다. 그동안 출시된 팜 기반의 PDA 중 최경량급인 3.8온스다. 복잡하고 쓸 데 없는 기능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겐 최선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아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일정표와 전화번호를 체크하고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는 것 이외에는 PDA를 사용하지 않는다.
팜 `m515' 모델이나 소니의 컬러 PDA `클리에'의 3분의 1 가격에도 못 미치는 이 제품이 만약 성공을 거둔다면 팜은 첨단기술 분야에 새로운 법칙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되는 셈이다.
<데이비드 포그
이번 달에 팜은 이름도 독특한 PDA 신제품 `자이어'(Zire)를 출시하면서 바로 이 법칙을 깼다. 어쩌면 단순한 가설일 뿐이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매년 추가되는 복잡한 기능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자이어는 오히려 첨단기능의 거품을 뺐다. 컬러 스크린, 동기화를 위한 받침대, 녹음기, 확장 슬롯, MP3 플레이어가 사라졌다. 심지어 화면의 백 라이트 기능조차 제공하지 않는다. 자이어에는 자동차의 윈도 브러시처럼 꼭 필요한 기능만 들어있다.
덕분에 가격은 팜 역사상 가장 값싼 99달러다(게다가 팜은 전통적으로 출시 이듬 해에는 가격을 50%씩 내려왔다). 팜은 이 제품을 물총이나 배터리처럼 허름한 물건들이 놓여있는 K마트와 타깃의 진열대에 내놓았다.
팜의 조사결과 고객들은 대개 일정과 전화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PDA를 사용한다. 자이어는 이 두 가지의 기능버튼만을 꺼내 전면에 부착했다. 물론 오늘의 할 일 리스트와 메모장, 가계부, 캘린더, 게임, 그밖에 팜 프로그램들도 자이어에 수록되어 있다. 다만 흑백 터치 스크린으로 몇 단계 들어가야 이 정보들을 볼 수 있다.
몇년 전 팜은 모든 신 모델에 유니버설 커넥터를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착탈식 모뎀과 휴대용 키보드를 비롯한 주변기기들과의 호환성을 유지하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자이어는 예외다.
팜의 주장에 따르면 99달러를 내고 PDA를 사는 사람들은 접이식 키보드를 사기 위해 추가로 80달러를 지불할 리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유니버설 커넥터도 제공할 필요가 없다. 500달러 PC를 위해 4000달러의 컬러 레이저 프린터를 사거나, 5000달러의 오디오 시스템에 1만달러짜리 스피커를 다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자이어도 매킨토시 및 윈도 컴퓨터와의 호환성은 제공한다. 그러나 내장형 배터리를 갈아줘야 하는 받침대 대신 간편한 USB 케이블을 채택했다. 다행히 이 케이블은 받침대를 가지고 다니는 것보다는 편리하다.
이제 정보시대의 산물들은 `불필요한 장치들을 모두 없애고 값을 깎아준다'는 새로운 법칙을 따르게 될까? 2메가의 메모리와 16메가의 프로세서를 가진 호환성이 안 되는 값싼 PDA를 원한다면, 이베이에 가서 구형 팜III를 45달러에 사도 되는데 말이다.
결론적으로 자이어는 그다지 나쁜 선택은 아니다. 우선 겉보기가 전혀 싸구려처럼 생기지 않았다. 애플의 `I Pod' 제품처럼 감촉이 부드럽고 반짝거리는 순백색의 외관을 지녔다. 또 매달 AA 사이즈의 배터리를 갈아끼우지 않아 비용도 절감해준다.
자이어는 크기도 훨씬 작고 무게도 가볍다. 그동안 출시된 팜 기반의 PDA 중 최경량급인 3.8온스다. 복잡하고 쓸 데 없는 기능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겐 최선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아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일정표와 전화번호를 체크하고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는 것 이외에는 PDA를 사용하지 않는다.
팜 `m515' 모델이나 소니의 컬러 PDA `클리에'의 3분의 1 가격에도 못 미치는 이 제품이 만약 성공을 거둔다면 팜은 첨단기술 분야에 새로운 법칙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되는 셈이다.
<데이비드 포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