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터넷 금융거래 시에는 이른바 공인인증서의 사용이 필수로 되어 있다. 좀 번거롭기는 해도 공인인증서 사용이 나의 금융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해 줄 수 있는 최후의 장치라는 믿음을 가지고 많은 국민들은 그 불편함을 인내하면서 적극적으로 공인인증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PC에 설치된 공인인증서가 해킹을 당해 불법복제되는 사건들이 다수 발생하자 정부와 금융기관들은 하나같이 해킹을 방지하기 위하여 공인인증서를 PC가 아닌 이동저장장치(USB)에 별도로 저장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USB에 저장된 공인인증서라도 더이상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공인인증서 강제사용제도를 폐지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및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발의되었고 이에 찬성하는 인터넷산업계와 학계의 지지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양법 개정안의 주요내용을 보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 등에게 특정 기술이나 서비스 사용을 강요할 수 없도록 하고 인증 및 보안 기술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해서도 안 된다고 규정하였으며, 전자서명법 개정안은 정부주도의 인증제도를 폐지하고 최상위 인증기관에 대한 검증제도를 도입하여, 정부는 인증업무수행의 근본원칙만을 정하고 인증기관 업무의 안전성과 신뢰성은 전문성을 가진 독립기관이 검증하도록 규정하였다.
이들 양법 개정안에 대하여 현재 찬반양론이 크게 대립하고 있다. 공인인증서 사용을 폐지하자는 측은 이들 전자서명법 및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지난 10여 년간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공인인증서 사용을 사실상 강제해 온 근거조항을 없애는 것으로서 그동안 우리나라의 IT산업을 크게 제약해 온 이른바 관치보안의 족쇄를 깨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금융당국은 공인인증서의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현재 공인인증서 외에 다른 인증수단을 채택하는 길이 완전히 막혀 있는 것은 아니므로 다양한 인증수단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대체인증 수단뿐 아니라 관련 해외제도, 시장충격 감소방안 등 인증제도 전반에 대해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금융위원회는 여전히 공인인증서가 현재로서는 최선의 보안책이라는 의견이다. 최근의 공인인증서 유출사고도 공인인증서를 PC의 하드디스크 대신 USB에 저장하면 해결되는 문제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국민들에게 강제하기 어려운 만큼, 그 대신 이동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사용자를 재인증하는 이른바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를 9월 중에 전면적으로 실시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공인인증서를 이동저장장치인 USB에 저장한다고 해서 반드시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만일 사용자 PC에 악성코드가 설치되면 USB를 꽂는 순간 공인인증서가 탈취될 수 있고 비밀번호 역시 패턴만 노출되면 충분히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인인증서에 찬성하던 금융권도 공인인증서의 이와 같은 취약성이 드러나자 금융해킹 사고시 금융회사에만 책임을 묻는 현행 제도와 관련하여 당국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생각건대 많은 전문가의 의견대로 IT 산업분야에서는 기술진보의 속도가 매우 빠르므로 특정한 기술이나 서비스만을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제도는 당연히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기술혁신을 저해하게 된다. 따라서 정부가 특정 보안기술을 강제하는 현행 방식은 급변하는 보안환경에 관련 보안업계가 신속히 대응할 수 없게 만들고 나아가 금융거래관련 보안기술의 발전을 막을 수밖에 없다. 이번에 제출된 개정법률안을 통해 다양한 보안기술이 시장에 도입됨으로써, 보안기술에 대한 활발한 투자와 새로운 기술의 경쟁적 발달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최근 이어지는 지지선언의 공통적 의견이다.
전자금융거래의 안전확보는 모든 국가가 추구하는 가치이지만, 특정 보안기술의 사용만을 강요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금융사고의 책임을 금융회사에 지우는 대신, 금융회사로 하여금 합리적 보안기술을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보안기술에 대한 활발한 투자와 새로운 기술의 발달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제기된 많은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국내 인터넷 이용환경을 개선하고 그럼으로써 인터넷산업의 새로운 발전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정완(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미국 와이오밍대 로스쿨 방문교수)
그런데 최근 PC에 설치된 공인인증서가 해킹을 당해 불법복제되는 사건들이 다수 발생하자 정부와 금융기관들은 하나같이 해킹을 방지하기 위하여 공인인증서를 PC가 아닌 이동저장장치(USB)에 별도로 저장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USB에 저장된 공인인증서라도 더이상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공인인증서 강제사용제도를 폐지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및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발의되었고 이에 찬성하는 인터넷산업계와 학계의 지지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양법 개정안의 주요내용을 보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 등에게 특정 기술이나 서비스 사용을 강요할 수 없도록 하고 인증 및 보안 기술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해서도 안 된다고 규정하였으며, 전자서명법 개정안은 정부주도의 인증제도를 폐지하고 최상위 인증기관에 대한 검증제도를 도입하여, 정부는 인증업무수행의 근본원칙만을 정하고 인증기관 업무의 안전성과 신뢰성은 전문성을 가진 독립기관이 검증하도록 규정하였다.
이들 양법 개정안에 대하여 현재 찬반양론이 크게 대립하고 있다. 공인인증서 사용을 폐지하자는 측은 이들 전자서명법 및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지난 10여 년간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공인인증서 사용을 사실상 강제해 온 근거조항을 없애는 것으로서 그동안 우리나라의 IT산업을 크게 제약해 온 이른바 관치보안의 족쇄를 깨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금융당국은 공인인증서의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현재 공인인증서 외에 다른 인증수단을 채택하는 길이 완전히 막혀 있는 것은 아니므로 다양한 인증수단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대체인증 수단뿐 아니라 관련 해외제도, 시장충격 감소방안 등 인증제도 전반에 대해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금융위원회는 여전히 공인인증서가 현재로서는 최선의 보안책이라는 의견이다. 최근의 공인인증서 유출사고도 공인인증서를 PC의 하드디스크 대신 USB에 저장하면 해결되는 문제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국민들에게 강제하기 어려운 만큼, 그 대신 이동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사용자를 재인증하는 이른바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를 9월 중에 전면적으로 실시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공인인증서를 이동저장장치인 USB에 저장한다고 해서 반드시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만일 사용자 PC에 악성코드가 설치되면 USB를 꽂는 순간 공인인증서가 탈취될 수 있고 비밀번호 역시 패턴만 노출되면 충분히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인인증서에 찬성하던 금융권도 공인인증서의 이와 같은 취약성이 드러나자 금융해킹 사고시 금융회사에만 책임을 묻는 현행 제도와 관련하여 당국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생각건대 많은 전문가의 의견대로 IT 산업분야에서는 기술진보의 속도가 매우 빠르므로 특정한 기술이나 서비스만을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제도는 당연히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기술혁신을 저해하게 된다. 따라서 정부가 특정 보안기술을 강제하는 현행 방식은 급변하는 보안환경에 관련 보안업계가 신속히 대응할 수 없게 만들고 나아가 금융거래관련 보안기술의 발전을 막을 수밖에 없다. 이번에 제출된 개정법률안을 통해 다양한 보안기술이 시장에 도입됨으로써, 보안기술에 대한 활발한 투자와 새로운 기술의 경쟁적 발달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최근 이어지는 지지선언의 공통적 의견이다.
전자금융거래의 안전확보는 모든 국가가 추구하는 가치이지만, 특정 보안기술의 사용만을 강요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금융사고의 책임을 금융회사에 지우는 대신, 금융회사로 하여금 합리적 보안기술을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보안기술에 대한 활발한 투자와 새로운 기술의 발달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제기된 많은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국내 인터넷 이용환경을 개선하고 그럼으로써 인터넷산업의 새로운 발전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정완(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미국 와이오밍대 로스쿨 방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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