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자금유입 지난 한해 근접
최근 한달간 1210억 크게 늘어
목표 도달시 안전자산 자동전환
세계 불확실성에 대안투자 부상
최근 한달간 1210억 크게 늘어
목표 도달시 안전자산 자동전환
세계 불확실성에 대안투자 부상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과 저금리 환경 속에서 목표전환형 펀드가 대안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이 상품은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안전자산으로 전환된다. 최근 수익을 조기 실현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자금 유입에 속도가 붙고 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목표전환형 펀드에 307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1년간 3463억원이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빠른 속도로 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한 달 간은 121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사전에 설정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보유 주식을 처분한 이후 채권 등 안전 자산으로 투자 대상을 전환하는 펀드다. 일반적으로 목표수익률은 주식형 펀드의 경우 7~9%, 채권혼합형은 5% 내외로 설정한다. 투자자들이 일일이 신경쓰지 않아도 운용사가 당초 목표한 수익을 확정해주는 것이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지난 2010년 국내에 처음 도입됐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6개의 상품만 출시됐다. 목표 수익률이 10%내외로 정해져 있어 시장이 강세를 보일 때에도 초과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계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증시에 변동성이 커지면서 목표전환형 펀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24개 펀드가 출시됐으며 이는 지난해 출시 건수(28개)에 근접한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시장 불확실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 성향이 강해지면서 일정 수익 구간에서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목표전환형 펀드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최근 2%대의 저금리 상황에서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할 수 있으며 리스크도 크지 않아 채권형 자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변동성 장세에 목표 수익률을 조기에 달성하는 점 또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인다. KCGI자산운용은 지난 4월 'KCGI 코리아목표전환채권형혼합펀드'를 출시하고 55일 만에 목표 수익률 6%를 달성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글로벌CoreAI 목표전환형 제1호' 펀드는 3월 설정 이후 45일 만에 목표수익률 7%(A클래스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해 설정된 신영자산운용의 '신영기업가치레벨업목표전환형1호' 펀드와 베어링자산운용의 '베어링 주주가치성장 목표전환형 펀드1호' 또한 만기 전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했다.
목표 수익률을 빠르게 달성하자 2호 펀드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KCGI자산운용은 이달 2호 펀드 모집을 시작, 약 한 달 만에 1000억원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1호 펀드보다 자금유입세가 가파르다. 삼성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 등도 목표전환형 펀드 2호를 출시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목표전환형 펀드의 자금 유입세가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 인하, 지정학 리스크 완화 등으로 글로벌 증시 낙관론이 우세하지만, 무역·관세 리스크가 여전하고 경제성장 둔화로 조정 및 리스크 가능성이 함께 제기돼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성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증시가 하반기까지 상향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 목표전환형 펀드의 수익률 조기 달성 가능성도 높다.
다만 목표전환형 펀드가 반드시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은 아니며 주가 하락에 따른 하방 위험은 열려 있는 구조기에 상품 선택시 여러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전 펀드운용 전략과 전환 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단순 수익률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기보다, 해당 운용사가 과거 주식 등 위험자산 운용에서 장기적으로 초과 수익률을 기록해왔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수익률뿐 아니라 표준편차 등 변동성 지표가 작으면서도 시장 대비 성과가 우수한 운용사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며 "현재처럼 시장이 고점에 근접한 시기에는 목표 수익률을 초과하더라도 펀드 구조나 운용전략을 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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