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인 김민석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야당인 국민의힘의 불참 속 파행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여야가 이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26일 더불어민주당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오는 27일과 30일 국회 본회의 개최를 요청했고,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25일 열린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자료 미제출 논란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6억원 장롱' 발언 논란 등 여야 갈등 속에 정회했고, 야당 의원들이 청문회에 들어오지 않으면서 자정을 넘겨 자동 산회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자료 제출과 청문회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인청특위 야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국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가 내겠다는 핵심 자료는 끝내 도달하지 않았다. 청문회를 보이콧한 것은 김 후보자이고 더불어민주당"이라며 "(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잘했다고 말하는 것은 일종의 정신승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김 후보자가 자료를 제출하면 회의를 재개해서 후보자가 정말 정책적 역량이 있는지, 도덕성은 있는지, 국민에 대한 공직자 자세가 됐는지 끝까지 점검하고 (청문회) 날짜를 늘려 확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자와 민주당은 증인과 참고인도 없고 자료 제출도 없는 사상 최악의 청문회를 만들었다"며 "김 후보자가 도대체 뭘 했는지 국민들은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아무리 오늘 시정연설에서 경제와 민생을 이야기하고 협치를 강조해도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국민께서 그 진정성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며 "무능하고 부도덕한 김 후보자 지명 철회가 최고의 경제 정책이고 협치 복원"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를 두고 여야의 감정 싸움이 격화되면서 앞으로 줄줄이 예정된 이재명 정권의 장관 후보자 청문회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이같은 갈등을 협의로 풀기보다는 의석수를 앞세운 힘의 논리로 풀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사실상 '청문회 무용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비공개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인사청문 시한일인) 29일을 지나도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고 말하며 청문결과보고서 없이도 인준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그동안 역대 국무총리 후보자 중 인준이 안 된 사례가 없다"며 "민주당도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당론으로 채택해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생 회복과 내수진작이 필요한 상황에서 (야당이) 추경안에 협조하고 국무총리 인준에 협조하는 것이 진정한 협치"라고 국민의힘을 압박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6일 이재명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이 끝난 직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하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