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선 회장, 성장 전략 발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진출
中 체리자동차와 고도화 협력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진출
中 체리자동차와 고도화 협력
KG 모빌리티(이하 KGM)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KGM은 '충전하지 않는 전기차'를 콘셉트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 이를 EREV 기술로 확대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EREV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동화 속도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한 차량으로 KGM의 합류로 국내 EREV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KGM은 17일 경기 평택 소재 본사에서 'KGM FORWARD' 행사를 개최해 중장기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며 EREV 개발 현황을 밝혔다.
ERE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각각 적용한 차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엔진과 모터가 모두 구동에 개입하지만, EREV의 경우 전기차처럼 모터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KGM이 EREV 시장 진출을 선언한 데에는 곽재선 KGM 회장의 지속가능한 사업에 대한 의지가 반영됐다.
곽 회장은 이 자리에서 "KGM이 왜 아픈지에 대한 진단은 끝났다. 이젠 치료를 시작하고자 한다"며 "흔들리던 동부제철을 KG그룹으로 편입해 5년 동안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도록 만든 것처럼 KGM도 앞으로 4년, 5년이 지나면서 반듯하게 서 있을 수 있는 회사가 되도록 오늘 이 자리가 KGM의 새로운 가능성과 변화를 함께 그려나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곽 회장이 진단 후 내린 결론은 친환경 파워트레인의 '풀 라인업'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올해 토레스에 처음 적용해 선보였으며, 하반기에는 액티언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하이브리드차를 만든 역량을 바탕으로 EREV 개발도 앞당기고 있다. 권용일 KGM 기술연구소장은 "시중에 출시된 토레스 하이브리드와 EREV 시스템이 하드웨어적으로 유사하다"며 "KGM은 오래전부터 EREV 개발에 착수해 왔다. 시장 수요에 따라 언제든지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GM은 중국 체리자동차와 손잡고 EREV 개발을 고도화하고 있다. KGM은 작년 중국 체리자동차와 전략적 파트너십 및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중·대형 SUV 개발과 첨단 기술 협력을 본격화한 바 있다. 첫 공동 프로젝트인 'SE10'은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KGM은 이 차의 EREV 버전을 선보이는 것을 고려 중이다.
곽정현 KGM 사업전략부문장(사장)은 "하이브리드차 수준의 가격으로 ER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높은 효율성을 실현하는 시스템을 체리와 공동으로 개발 중"이라며 "SE10에 적용해 충전의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운 또 다른 선택지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KGM이 EREV 파트너로 중국 자동차 브랜드를 택한 데에는 중국이 EREV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것이 한몫했다. 중국산 EREV 판매량은 작년 131만대로 전년(65만대)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현대차그룹에 이어 KGM도 EREV 출시 계획을 밝히자 업계에선 시장 확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되면서 PHEV와 EREV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국내의 경우 PHEV의 보조금이 중단된 이후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국내 완성차 업체가 EREV를 출시함에 따라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REV에는 하이브리드차보다 큰 용량의 배터리가 들어가며 가격이 더 올라가기에 보조금 없이는 초기 시장 선점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EREV는 차량의 가격대가 어느 정도로 책정되는지에 달렸다. 하이브리드차와 큰 차이가 없다면 그 시장도 섭렵할 수 있다"며 "하이브리드차에 준하거나 상회하는 수준의 보조금이 책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