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보이스피싱·스미싱으로 제3자에 의한 무단이체 등 비대면 금융사고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은행이 금전 피해 일부를 배상하는 책임 기준이 강화된다. 그간 은행별 책임분담 기준을 달리 적용한 것을 대폭 손보며, 배상 처리까리 오래걸렸던 것도 바로잡는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비대면 금융사고 책임분담기준' 정비와 표준처리 기한 신설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해 올해 3분기 중 시행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현재 은행권과 제2금융권은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돼 제3자에 의해 본인 계좌에서 자금 이체와 대출 실행, 카드 사용 등 금전 피해가 발생하면 자율배상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대표적으로 자녀 사칭 문자와 가짜 모바일 부고장 등을 클릭해 휴대전화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이 설치되고, 제3자가 악성 앱을 통해 탈취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의 예금을 무단이체할 경우 신청 가능하다. 다만, 제3자가 아닌 본인이 직접 이체한 경우나 가족 또는 지인에 의한 거래, 중고 사기와 로맨스 스캠 등은 배상 대상에서 제외한다.
배상금액은 전체 피해금액 중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피해환급금을 제외한 금액 중 금융사의 사고 예방 노력과 소비자의 과실 정도를 고려해 결정한다.
그동안 유사한 사고 패턴에도 해당 제도를 실제 적용하는 과정에서 은행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운영이나 사고 발생 이후 대응 조치가 부족함에도 실제 책임분담 시 적정하게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처리기간이 평균 비교해 최대 307일 장기간 소요되기도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 4월까지 은행권은 신청 건(433건) 중 41건에 1억6891만원, 1건당 평균 412만원을 배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상까지 평균 소요 시일은 116일이었다. 같은 기간 제2금융권은 배상 신청 57건으로, 심사 완료 3건 중 1건을 배상했다. 가령 신용카드사에서 발생한 피해금액 100만원 중 35만원을 배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향후 배상책임을 판단할 때 FDS 고도화와 대응조치의 미흡사항을 객관적으로 반영하도록 책임분담 기준을 개선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도 개선을 통해 보이스피싱과 스미싱으로 무단이체 등 피해를 입은 소비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금융사의 모바일 등 비대면 배상신청 채널 확대를 유도해 배상신청의 편의성도 높이겠다"고 말했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