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오션·삼성重 등 '틈새시장' 정조준
美 MRO 시장 진출 가속… 해상풍력 정책도 수혜
美 MRO 시장 진출 가속… 해상풍력 정책도 수혜
한미 조선 동맹의 수혜 업체로 HD현대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소위 '조선 빅3' 뿐만 아니라 유지보수정비(MRO)에 강점이 있는 SK오션플랜트가 숨겨진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SK오션플랜트는 대형 조선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독자적인 미국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에 박차를 가하며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오션플랜트는 최근 기업설명회를 열고 미국 해군 함정 MRO 시장 진출을 위한 입찰 참여 및 함정정비협약(MSRA) 취득 등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승철 SK오션플랜트 대표는 "축적한 대형 선박 수리·개조 노하우와 함정건조 방위산업체로서의 경험은 미 해군 MRO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함정 건조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 선박 수리 개조 등을 아우르는 글로벌 조선해양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은 자국 조선산업 기반이 붕괴된 이후, 동맹국들과 협력해 선박 건조 및 정비 능력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세 협상과 연계한 논의도 병행되며 한국 조선사들의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상선 건조 수주로 이미 3년에서 4년 치 물량을 확보한 상황인 만큼, 관련 생산설비와 야드를 보유한 중견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SK오션플랜트는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며, 대형 조선사들과의 협력은 물론 독자적인 사업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방부 및 연방 정부와 선박 정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MSRA(함정정비협약) 신청을 올해 안에 완료하고, 2026년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부턴 비전투함 MRO 사업에도 본격 참여해 입찰을 시작했으며, 첫 수주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일각에선 SK오션플랜트가 연간 4~5척 규모의 MRO 수주를 확보할 경우, 기존 해상풍력 구조물 생산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사업 다변화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SK오션플랜트는 2017년 이후 해군과 해경 함정 30여척을 인도한 바 있다. 또 매년 LNG(액화천연가스)선, 컨테이너선 등 약 30척에 달하는 선박의 수리 및 개조를 수행해온 경험도 풍부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MRO 분야 진출 경쟁력은 물론, 플로팅도크 등 우수한 설비 인프라 기반 추가 확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방산 기업들과의 협력도 본격화 하고 있으며, 한화오션과의 협력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국내 해상풍력 시장 확장도 SK오션플랜트에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해상풍력 특별법 시행과 함께 약 30GW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이미 초기 단계 허가를 받은 상태로, 향후 5년간 아시아 최대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SK오션플랜트는 올해 안마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수주를 시작으로, 매년 2건 이상의 국내 프로젝트 수주가 예상되며 현재 협의 중인 하부구조물 파이프라인은 약 6GW 규모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 해양플랜트, 방산 정비, 해상풍력 구조물 등 네 가지 핵심 분야를 아우르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아진 듯하다"며 "조선 빅3가 감당하기 어려운 틈새 수요를 효과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점도 주목받는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SK오션플랜트는 이날 MRO 신사업 기대감 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면서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오전 9시 10분 기준 SK오션플랜트는 전장 대비 1750원(8.88%) 오른 2만1450원에 거래됐으며, 장중 2만21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양호연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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