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선거 후보를 향한 살해 협박 등 신변 안전 문제에 유권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찰의 경호 분위기도 한층 삼엄해졌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주요 정당 대선후보에 대한 경호는 '을호'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무총리와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요인에 적용되는 단계다.
경찰은 특수 쌍안경 등 첨단장비 도입에 이어 저격용 총기 관측 장비까지 투입했다. 수천만원대 고가로 알려진 이 장비는 레이저를 이용해 저격소총의 조준경을 찾아낼 수 있다.
유세장 인근 건물과 옥상 등에는 경찰관과 경찰특공대가 배치됐으며, 급속도로 발전한 드론 테러에 대비하기 위한 전파탐지기와 전파 방해 장비인 재밍건 등 특수장비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물탐지견은 유세 전 무대를 훑는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저격용 소총 밀반입 등 이재명 후보를 노린 테러 위협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경호 강화를 요구한 상황 등을 반영한 조치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측은 최소한의 경호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6일 경찰청은 대선 후보자에 대한 온라인상 신변위해 협박글을 9건 접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이재명 후보에 대한 협박글이 8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 대한 협박글이 1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후보별 경호 인력 규모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2022년 대선 당시 규모였던 150명보다 많이 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력을 추가 증원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각 캠프 측의 요청, 후보에게 위해가 가해질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인력 배치 여부와 규모를 결정한다. 서울경찰청 22경호대, 101경비단, 경찰특공대 출신 등 경호·경비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이 투입되며, 심사를 거쳐 선발된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전남 나주시 금성관 망화루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을 하는 동안 경호 관계자들이 철저히 사주를 경계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