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의 기초화학사업 가동률이 지난해 전 품목에서 일제히 하락했다. 납사를 포함해 주력 품목의 수요 부진과 시황 악화, 공장 효율화 조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첨단소재 부문은 전반적인 가동률이 개선된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인 체질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18일 롯데케미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본사를 포함해 LC TITAN, LC USA, 롯데지에스화학 등 4개 계열사에서 운영 중인 기초화학사업 내 총 16개 생산항목(중복 포함)의 가동률이 지난해 일제히 하락했다.
롯데케미칼의 NC(납사분해설비) 가동률은 지난해 81.0%로, 전년(87.8%) 대비 6.8%p 떨어졌다. 2022년(85.5%)과 비교해도 감소세다. 납사 매입액 자체가 2023년 5550억원에서 지난해 4786억원으로 약 14% 감소하며 수요 감소와 시황 악화에 따라 생산을 축소했다.
BTX(벤젠·톨루엔·자일렌) 가동률은 지난해 54.3%를 기록했다. 2023년(70.0%)보다 15.7%p 급락했고, 2022년(84.6%)과 비교하면 30%p 이상 줄어든 수치다.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유도체인 BTX는 수요 약세로 가동률 하락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매출총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PE(폴리에틸렌)는 비교적 높은 가동률을 유지했지만 하락세는 피하지 못했다. 22023년 93.4%, 지난해 88.8%로 떨어졌다. PP(폴리프로필렌) 역시 같은 기간 92.2%에서 88.5%로 소폭 하락했다.
페트 등의 고분자 원료로 사용되는 PIA(고순도이소프탈산)의 가동률은 지난해 72.5%를 냈다. 전년(85.5%) 대비 13.0%p 하락했다.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의 가동률은 47.2%로, 전년(69.7%) 대비 22.5%p 하락했다. 이 역시 음료병 등 포장용 수요가 부진하며 가동률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계열사인 LC TITAN과 LC USA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LC TITAN의 BTX 가동률은 전년(46.45)보다 절반 가까이 줄은 27.7%를 기록했다. LC USA의 EL(에틸렌)도 55.6%로 30%p 가까이 감소했다.
전반적인 생산 가동률 하락은 수요 부진과 국제 유가 변동, 업황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국내외 재고 부담이 지속되며 설비 운용에 제약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롯데케미칼은 범용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줄이는 에셋 라이트(자산 경량화) 전략을 추진하며 공장 가동률을 조정했다. 롯데케미칼은 매출의 66%를 차지하는 기초소재 사업 비중을 30% 아래로 낮추는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할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부문에서는 ABS, PC, 인조대리석 등 주요 4개 생산품목 중 이스톤을 제외한 전 품목의 가동률이 전년보다 높아졌다. PC(폴리카보네이트)는 97.2%로 3년 연속 97%대의 높은 가동률을 유지했다.
고부가 첨단소재 사업의 대표 제품군인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의 가동률은 82.9%로, 2023년(79.8%)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인조대리석 부문은 95.9%로 전년(84.2%) 대비 11.7%p 올랐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