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논의 거부? 5년 동안 범죄 혐의 피하려는 것"
"개헌해야 할 때…임무 맡은 사람 희생 태도 필요해"
"개헌 시 역차별 조항·선관위 견제도 함께 추진해야"
"개헌해야 할 때…임무 맡은 사람 희생 태도 필요해"
"개헌 시 역차별 조항·선관위 견제도 함께 추진해야"
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극장에서 제2 연평해전을 다룬 공연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를 관람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의 (전직) 대표로서 대단히 괴롭고 안타깝지만 그건 별개의 문제이고 비상계엄 선포가 잘못됐다는 부분에는 입장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가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해 12월 당대표직을 내려놓은지 두 달여 만이다. 이 자리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도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기존 주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는 이 대표가 전날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하며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표가 개헌 논의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에는 " 5년 동안 범죄 혐의를 피하고 싶은 것 아닌가"라며 "헌법이 아니라 자기 몸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현재 '87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대표가 주도했던 29번의 탄핵 시도와 대통령의 계엄 선포까지 이런 일을 국민들이 또 겪게 할 수 없지 않나"라며 "그 필요성에 모두 공감하는 지금이 이걸(개헌) 해낼 때라고 생각하고 그를 위해 중요한 임무를 맡은 사람이 희생하는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여기에는 여권 잠룡 중 한 명으로서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도 어느 정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한 전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차기 대통령이 임기 중 4년 중임제로 개헌하고, 2028년에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르자는 입장이다.
한 전 대표는 또 개헌을 한다면 대통령 임기 축소와 함께 헌법상의 순직 군인 이중배상 금지 조항 삭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견제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대통령 임기를 줄이고 양원제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87 헌법은 직선제 선거 조항을 바꾸는 것에만 중점을 맞추고 독소조항만 바꾸는 정도로 군 피해자 역차별 조항 등 문제점들이 많이 남아 있다"며 "대표적인 게 이중배상 금지 조항으로 시대에 맞지 않는 조항들을 국민 합의로 바꿀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전 대표는 "선관위의 경우 헌법에서 독립기관으로 만들었던 건 잘하라는 뜻이지 자기들끼리만 즐겁게 지내란 게 아니다"라며 "헌법 개정을 통해 감사원의 감사 범위를 선관위까지 넓히는 등의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선관위가 가족 기업처럼 운영되고 치외법권처럼 되는 게 자연스럽다는 얘기인지 민주당에 묻고 싶다"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선관위가 감사원의 감사권 범위에 벗어나게 됐는데 이런 식으로는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 전 대표는 법관이 선관위원장을 맡는 것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법관이 임시직 형태로 선관위 수장을 맡다 보니 실무자끼리 뭉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고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기 때문에 사법적 감시가 느슨해지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우려가 따를 수 있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정치를 해보니 정치인들은 선거법에 관한 유권 해석을 내리고 고발을 할 권한을 선관위가 독점적으로 갖고 있기에 무서워하지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며 "그렇지만 제가 문제 제기한 여러 부분이 반영되면 그나마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자서전 출간으로 사실상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이날 공연 관람에 이어 오는 5일에는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에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 전 대표의 연극 관람에는 배현진·고동진·박정훈·우재준·정성국·한지아 의원 등이 함께했다. 한 전 대표가 제2연평해전 관련 연극을 관람한 배경에는 보수층이 안보 중시 성향이 강한 데다 이 대표를 정조준해 당내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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