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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앞의 등불` 우크라 동부전선…되찾은 영토 다시 속속 강탈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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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로보타인·클리시이우카 등 진군 교두보 다시 장악
우크라 점령지 2022년 이후 최대로 늘려
美무기 도착 전 '고삐'…제2도시 하르키우 외곽 점령
"우크라군 전선 넓혀 흔들고, 국경서 밀어내겠단 목표"
`바람 앞의 등불` 우크라 동부전선…되찾은 영토 다시 속속 강탈당해
지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외곽 마을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집 앞에 한 노인이 앉아 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되찾았던 점령지를 다시 속속 빼앗기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착 상태가 깨지는 듯한 양상이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군의 사기가 떨어지고, 국민 정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전역에서 봄철 대공세를 본격화해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2022년 이후 최대로 늘렸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가 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러시아군은 점령지를 계속 늘려가며 고삐를 죌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러시아군은 최근 몇주간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동부의 주요 마을을 장악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지역의 작은 마을 로보타인도 그 중의 하나다. 이 마을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8월 탈환했던 곳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15일 로보타인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부인했지만, 위성사진과 현지 영상 등을 보면 러시아군이 로보타인의 남부에서부터 올라와 최북단에 도달한 모습이 보인다.

인구가 수백명에 불과했던 이 작은 마을은 러시아군에겐 전략적 중요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지난해 이곳을 되찾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치렀던 우크라이나군에게 있어선 이를 다시 잃었다는 것으로 상징적인 면에서 타격이 될 수 있다. 핀란드 군사 전문가 에밀 카스테헬미는 "로보타인은 대부분 러시아군이 통제하는 회색지대로 봐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주군 병력은 철수했지만 드론 등으로 러시아군 공격을 계속, 영구 주둔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로 더 깊이 진격하고 있다. 클리시이우카도 그중 하나다. 러시아 국방부는 22일 자국군이 이 마을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클리시이우카는 동부 격전지였던 바흐무트에서 남쪽으로 약 9㎞ 떨어진 곳에 있는 고원지대 마을이다. 이곳은 지난해 1월 러시아군에 점령했다가 그해 9월 우크라이나에 수복됐다.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대반격' 때 탈환한 몇 안 되는 마을 중 하나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주요 거점 중 하나였던 클리시이우카를 장악함으로써 바흐무트에 있는 자국군의 부담을 낮추고, 바흐무트 바로 서쪽 언덕에 위치한 차시우 야르의 우크라이나군 진지 점령 작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차시우 야르는 자연 방벽으로 활용될 수 있는 언덕에 있다.

러시아군이 차시우 야르를 점령하면 이 지역 고지를 통제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로선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군사 물류 허브로 사용하는 도시들을 포병사격에 노출시킬 수 있다.

러시아군은 현재 차시우 야르의 동쪽 외곽까진 들어섰지만, 본격 진입을 위한 시내 운하를 건너지는 않았다.

북쪽에서는 민간인들의 '두번째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하르키우 인근 마을을 점령하면서다. 러시아는 지난 10일부터 이곳에 지상군을 전격 투입해 하르키우 방면으로 진격을 거듭하고 있다. 러시아군에게 올해 가장 큰 진전이다.

우크라이나군에겐 뼈아픈 손실이다. 제2의 도시이자 산업 중심지인 하르키우는 2022년 2월 개전 직후 러시아에 뺏겼다가 그해 9월 힘겹게 수복한 전략적 요충지다.

당시 러시아군을 피해 피란 갔던 주민들은 다시 한번 시련을 겪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약 2주간 하르키우에서 대피한 주민은 1만4000명에 이른다.

러시아군 공세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된다. 병력과 화력 면에서 열세인 우크라이나군의 작전 지역을 넓혀놓음으로써 러시아군이 다른 곳에서 우크라이나 방어선을 더 쉽게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을 최대한 국경에서 멀리 밀어내겠다는 계획이다. 포병대를 동원해 러시아 마을을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우크라이나군은 정예부대를 하르키우에 투입, 일단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아내고 있지만, 러시아군은 이미 이 지역 우크라이나 땅의 정착촌 약 10곳을 포함해 181㎢를 통제하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바람 앞의 등불` 우크라 동부전선…되찾은 영토 다시 속속 강탈당해
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 떨어진 러시아군 공습으로 무너진 주택을 살펴보는 경찰.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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