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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하다] "방치는 직무유기"… 22대 국회서 제도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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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가 개원하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정치권 전문가들의 대답은 한결 같이 부정적이다. 직접적 이해관계에 얽혀 있는 정치권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지금과 같은 이상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탄생시킨 것은 일부 정치세력의 욕심 때문이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으로 다당제를 향한 국민적 열망을 확인한 20대 국회는 21대 총선에서 소수정당의 국회 입성 기회를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추진했다. 정의당이 여기에 매달린 이유다. 다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이 반대했다. 결국 국민의힘의 반대 속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이 야합해 만들어낸 결과물이 연동형이 왜곡 변형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였다. 국민의힘은 애당초 반대했던 만큼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제도의 탄생을 주도한 민주당이 정의당을 배신하고 위성정당을 창당했다. 최대의 피해자는 제도의 주역 중 하나인 정의당이었다.

22대 총선에서는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은 21대 국회가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빈손으로 끝났다. 22대 총선에서는 거대양당의 욕심만큼이나 긴 51.7㎝ 길이의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등장했다. 이번 총선에서 거대 양당을 제외하면 지역구 당선자와 비례대표 당선자를 모두 보유한 정당은 불과 3석인 개혁신당이 유일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준연동형 제도가 실패한 제도라고 하는 것에 이견을 달기 어렵다"면서 "현실과 이론 사이에 괴리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특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국회 입성에 성공한 정당이 22대 국회 내에서 이 제도를 바꾸려고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20대 국회 또는 21대 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한 논의는 사실 충분했다고 볼 수 있다. 정당들이 정략적으로 취사선택을 했을 뿐"이라며 "정치권이 제도를 정략적으로 결정하는 것에 굉장히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정상적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에 무력감이 생긴다"고 한탄했다. 이 교수는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비례대표제 전반에 걸친 진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례대표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이 제대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면서 "22대 국회 임기 초부터 전문가들과 함께 비례대표의 취지와 성과를 정밀하게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개원부터 제대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고 공감을 표했다. 김 교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어떤 제도인지 예를 들면서 설명하면 이해를 할 수 있겠지만, 정확하게 이해하는 국민은 드물다"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개인과 직군, 계층의 의견이 개진되는 통로로 쓰여야 하는 비례대표제가 정당의 이익을 대변할 위성정당의 관문으로 쓰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22대 국회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바로잡는 논의를 할 기구를 신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사회의 작고, 소외된 목소리가지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비례대표제의 방향을 정치적 기득권을 가진 정당이 결정하는 것은 배치된다"면서 "시민사회와 학계, 언론 등이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구성해서 권고안을 만들고, 국회 내에서 열띤 토론을 거쳐 정착화해야 한다. 특별위원회를 비롯해 공청회 와 청문회 등 다양한 소통 공론장을 만들어 국민적 공감대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근본적인 비례대표제 점검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비례대표제는 원래 직능대표성을 가진 비례대표를 뽑아 입법활동을 하라는 취지로 만든 것이지만 지금 비례대표가 그렇게 운영되고 있는지 의구심이 많다"며 "사실 부분적으로는 비례대표제가 당 대표의 장악력 강화 수단으로서 사용되는 측면도 있다"고 짚었다.

신 교수는 "가장 현실적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를 개선하려면 위성정당을 금지해야 하지만, 거대 양당은 의석수 출혈을 감수하면서 수용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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