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돕는 유연한 기금형태 추진
전기요금 적절한 시점 인상할 것
전기요금 적절한 시점 인상할 것
안 장관은 지난 7일 세종시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보조금은 계속 나오는 얘기인데, 보조금성으로 주는 건 국회 통과가 쉽지 않고 다른 어려움도 있다"며 "기업의 장기투자를 돕는 유연한 기금 형태로 만들려고 추진하고 있고, 기획재정부 및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민간이 못하는 부분은 재정을 지출하고, 잘 하는 건 비용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반도체에 대입하면 선진국은 제조 역량이 떨어져 보조금을 주지만, 우리는 소부장과 인프라 등에 재정 지출을 하고 반도체에는 세제 혜택을 주는 게 맞다"고 했다.
두 장관 모두 미국이나 일본처럼 반도체 기업에 현금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난색을 표했다. 다만 안 장관의 발언은 현행 세제혜택 정도를 유지하겠다는 경제 수장의 발언보다는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해석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과 새벽배송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강한 의지를 보였다. 안 장관은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은 지자체가 하면 되고, 경동시장 등 시장 상인들도 전환 후 혜택을 보고 있어 하나하나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대형마트 새벽배송은 법을 바꿔야 하는 사안인데, 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어 야당 의원 설득에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대해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물가 불확실성이 강한 현 상황에서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안 장관은 "전기·가스요금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고 시급하기도 하다"면서도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산업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중동 상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계속 주시하면서 적절한 (인상) 시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체코 원전 수주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원전 건설을) 예정된 기간 내에 시공을 해낸 곳이 우리나라 밖에 없다"며 경쟁국인 프랑스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수주 원전도 원래 비용보다 몇배가 올라가고 기간도 몇년씩 딜레이된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서 4기나 되는 원전 건설은 기간 내에 준공했던 실적에 체코당국이 주목하고 있다는 취지다. 안 장관은 "프랑스는 같은 유럽 국가로서 체코에 '우리가 남이가'라는 식으로 밀어붙여 불리한 측면도 있다"면서도 "최대한 노력하고 있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안 장관은 "5월 중 재생에너지 보급 대책을 발표하고, 통상정책 로드맵과 장기에너지 수급 전망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와 관련해서는 "재생에너지와 원전 활용성을 균형있게 키운다는 방향은 명확하게 세워놓고 있다"며 "이달 내로 실무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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