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제한에 가격 5~10% 상승
AI 확대에 가격 인상 불구 수용
양산시기 앞당기며 '맞불 작전'
AI 확대에 가격 인상 불구 수용
양산시기 앞당기며 '맞불 작전'
7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체 D램 비트(bit) 용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에서 올해 5%로 상승하고 내년에는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HBM 비중은 시장 가치(매출) 측면에서는 지난해 전체 D램의 8%에서 올해 21%로 늘어나고 2025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공지능(AI) 시장 확대 속 올해 HBM 수요 성장률은 200%에 육박하며 내년에는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HBM의 판매 단가는 기존 D램의 몇 배, DDR5의 약 5배에 달한다"며 "이러한 가격 책정은 단일 디바이스 HBM 용량을 증가시키는 AI 칩 기술과 결합해 D램 시장에서 용량과 시장 가치 모두 HBM의 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또 "2025년 HBM 가격 협상이 이미 올해 2분기에 시작됐다"며 "D램의 전체 생산 능력이 제한돼 있어 공급 업체들은 가격을 5~10% 인상했으며 이는 HBM2E, HBM3, HBM3E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는 HBM 구매자들이 AI 수요 전망에 높은 신뢰도를 유지하고 지속적인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트렌드포스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HBM3E의 실리콘관통전극(TSV) 수율이 현재 40~60%에 불과해 개선의 여지가 있는 점도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트렌드포스의 분석에 따르면 모든 주요 공급업체가 HBM3E 고객 인증을 통과한 것이 아닌 만큼 구매자는 안정적이고 우수한 품질의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향후 Gb(기가비트)당 가격은 D램 공급업체의 신뢰성과 공급 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는 평균판매단가(ASP)에 불균형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HBM 시장에서는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HBM3E 8단 제품의 양산에 돌입했고 12단 제품도 2분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공급 규모는 비트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 늘려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이미 공급사들과 협의를 완료한 상태"라며 "2025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고 이 역시 고객사와 협의를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HBM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하자 차세대 HBM 양산 시기를 2분기로 제시하자 SK하이닉스도 맞불을 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개발해 내년에 공급할 예정이었던 당초 로드맵을 앞당겨 HBM3E 12단 제품을 올해 3분기 양산하기로 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HBM 생산 측면에서 보면 올해 이미 솔드아웃(완판)으로 내년 역시 거의 솔드아웃"이라면서 "기술 측면에서도 시장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5월에 제공하고 3분기 양산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트렌드포스는 "내년에는 주요 AI 솔루션 제공 업체의 관점에서 볼 때 HBM 사양 요구 사항이 HBM3E로 크게 전환되고 12단 제품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 같은 변화는 칩당 HBM의 용량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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