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지속과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감소 등으로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60억달러 가까이 줄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32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3월 말(4192억5000만달러)보다 59억9000만달러 줄었다. 올해 들어 외환보유액은 1월과 2월에 줄었다가 3월에 증가로 전환한 뒤 한 달 만에 다시 감소했다.
한은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등 시장안정화 노력과 함께 분기말 효과 소멸에 따른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감소, 미달러화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 감소 등 일시적 요인이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흐름에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다. 환율 변동성 완화 조치에는 국민연금과 한은 간 외환 스와프 협약에 따른 달러 공급도 포함된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706억1000만달러)은 57억3000만달러 늘었다. 반면 예치금(188억5000만달러)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특별인출권(SDR·146억4000만달러)은 각각 116억9000만달러 6000만달러 줄었다.
금의 경우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해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했다. 한은은 지난 2011년 40톤, 2012년 30톤, 2013년 20톤의 금을 추가로 사들인 뒤 금을 매입하지 않고 있다. 현재 한은의 금 보유량은 104.4톤으로 11년째 그대로다.
다만 최근 최완호 한은 외자운용원 운용기획팀장은 "한은은 향후 외환보유액의 증가 추이를 봐가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 추가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장기적 관점'이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11년째 금을 사지 않던 한은의 태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됐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3월 말 기준(4193억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8개월 연속 9위다.중국이 3조2457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906억달러), 스위스(8816억달러), 인도(6464억달러), 러시아(5904억달러), 대만(5681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552억달러), 홍콩(4235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