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이르면 이달 올해 수주 목표를 조기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대로면 역대 최단기간 내 연간 수주 목표를 달성하는 신기록을 세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일 아프리카 선사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을 7334억원에 수주해 올 들어 총 96척(해양설비 1기 포함), 111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수주 목표는 135억달러로 벌써 82.2%를 채웠다. 남은 금액은 24억달러 정도다. 만약 이달 중 연간 목표를 달성할 경우 역대 최단기간이 된다. 이전엔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이 2004년과 2005년 각각 6월에 연간 목표를 모두 채운 것이 최단기간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예상보다 빠르게 수주량을 채울 수 있었던 데에는 예년보다 낮아진 수주 목표와 암모니아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대량 발주가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선박은 화물창 등과 관련해 앞선 기술력이 필요하고, 수주한 만큼 수익이 많이 남는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꼽힌다.
앞서 회사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를 지난해 목표인 157억4000만달러보다 14% 낮춘 135억달러로 설정했다. 글로벌 조선업이 2021년부터 2년 여 동안 '빅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했던 것을 고려해 발주량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다. 회사측은 이와 관련, "이미 3년 치 이상의 수주잔량을 확보한 상태로,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목표를 낮췄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이후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한층 고조되면서 암모니아·LNG 운반선 등 친환경선 발주가 예상보다 많아지면서 수주 목표 달성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선박은 화물창 등과 관련해 앞선 기술력이 필요하고, 수주한 만큼 수익이 많이 남는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LNG 운반선의 경우 경쟁국인 중국이 한국을 많이 추격하긴 했지만,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는 여전히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빅3가 중국보다 기술 우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호황으로 양적 수주 목표 달성이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5개월 만에 연간 목표를 채운다는 것은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라며 "최근 발주가 급증한 친환경선 수주도 많아 수주의 질이 개선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