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DNA 오리가미 기술 활용한 '도리백' 개발
3.5나노미터 간격 배열 시 가장 강력한 면역 발휘
3.5나노미터 간격 배열 시 가장 강력한 면역 발휘
K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류주희 박사 연구팀이 미국 보스턴 다나파버 암 연구소(DFCI), 하버드 비스 연구소 등과 함께 DNA 오리가미 기술을 활용한 암 백신 '도리백(DoriVac)'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암 백신은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항암제와 달리 면역시스템을 강화해 특정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술이다. 환자의 개별적 항원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지만, 특정 암종이나 환자 면역상태에 따라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고, 면역증강제 사용을 최소화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DNA 오리가미는 긴 가닥 형태의 DNA를 특정한 모양으로 마치 종이처럼 접어 만든 작은 입자로, 나노미터 단위에서 구조를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이 입자들 표면에는 면역증강제인 'CpG'라는 분자가 붙어 있는데, 이 분자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DNA 오리가미 기술을 이용해 DNA 나노구조체 표면에 CpG 분자들을 2.5∼7㎚ 간격으로 정밀하게 배열해 세포실험을 한 결과, 3.5㎚ 간격일때 가장 강력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고, 면역세포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 암 면역 치료 효과가 가장 높은 것을 확인했다.
세포실험뿐 아니라 마우스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효과를 보였는데, 도리백을 주입한 후 피부암이 유도된 5마리의 마우스 중 1마리를 제외하고, 모두 150일까지 생존했다. 이에 반해 도리백을 주입하지 않은 마우스는 42일째에 모두 죽어 도리백이 피부암 세포 성장 억제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면역증강제 양을 증가시키지 않고, 정밀한 공간 배열 조정만으로도 암 백신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국제공동 연구팀은 미국 보스턴에 도리나노사를 공동 창업해 도리백 상용화를 위한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면역관문억제제 등 다른 면역시스템을 활용하는 암 치료 방법과 병용해 암 치료 및 재발 방지 효과를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류주희 KIST 박사는 "도리백은 나노기술과 암 면역치료 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암치료법으로, 암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을 위한 면역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쓰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최신호 온라인에 게재됐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K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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