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빈 우주항공청장 내정자는 2일 서울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7일 개청하는 우주항공청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윤 내정자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로, 액체로켓엔진 분사기 연구를 시작으로 저비용·고효율 액체로켓 연구를 해 온 '로켓 전문가'다.
그는 "모든 우주항공인이 기대하던 우주항공청의 초대 수장을 맡게 돼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주항공청 설립을 계기로 우주항공 강국으로 도약할 때"라고 강조했다.
우주항공청 설립이 뉴 스페이스 시대에 걸맞게 우주개발을 정부 주도에서 민간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내정자는 "우주항공청은 기존 정부 주도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궁극적으로 민간이 상용 우주개발을 주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출연연과 대학은 고위험·장기 우주개발 사업에 집중하도록 우주항공청이 돕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정부 주도로 확보한 우주기술들이 민간으로 원활하게 연계돼 정부와 민간이 균형잡인 역할을 하도록 세부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우주항공청이 지향해야 할 모델은 미국의 NASA(항공우주국)나 일본 JAXA(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로, 작은 규모에서 단계별로 키워와 한다고 짚었다.
윤 내정자는 "우주개발을 잘 하려면 발사체, 위성, 발사장이 있어야 한다. 우주개발이 우주경제로 이어지려면 발사체 비용을 낮춰야 하는데, 5대 강국에 비해 수준이 낮은 만큼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어떤 분야를 민간에 맡기고 힘을 실어줘야 할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를 통해 글로벌 우주협력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윤 내정자는 "우리나라가 세계 10번째 참여국으로 아르테미스에 참여한 지 3년이 됐다. 탑재체를 만들어 내년에 발사할 예정"이라며 "우주청 개청을 계기로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해 아르테미스에 적극 참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미 NASA 출신으로 우주청의 R&D를 총괄하는 존 리 임무본부장 내정자는 "미국 우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임무본부를 목표, 국제표준, 핵심가치 등을 지향하는 협력적 조직으로 만들어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NASA에서 30년 간 일하며 본 것을 한국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은퇴 후 지난해 한국의 기술과 전문가를 살펴보며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했다. 노경원 우주청 차장 내정자는 "전문가들과 우주청 비전과 임무, 주요 사업 전략을 기획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정자들은 우주항공청의 가장 큰 과제로 실질적으로 R&D를 수행할 부문장 채용을 꼽았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윤영빈 우주항공청장 내정자가 2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존 리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 내정자(왼쪽부터), 윤영빈 우주항공청장 내정자, 노경원 우주항공청 차장 내정자가 2일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주청 준비 상황과 향후 운영 계획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