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는 고물가에 대처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감시와 시장 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먹거리와 생필품, 서비스 등 민생 밀접 분야의 담합 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전용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최대 3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방침도 내놨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민생 밀접 분야의 담합 등 불공정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구조적인 경쟁제한 요인에 따라 높은 가격이 유지되는 제빵과 주류업계에 대해 시장구조 개선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다음 달 1일부터 '민생 밀접분야 불공정행위 신고센터'를 공정위 홈페이지에 개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담합 신고를 통해 법 위반이 인정되면 증거의 유효성이나 조치 수준에 따라 신고인에게 최대 3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지난 2022년 11월 철근연간단가계약 입찰담합 건과 2021년 1월 7개 제강사의 고철 구매 담합 건의 신고자에 각각 17억원대 포상금이 지급된 바 있다.
공정위는 최근 먹거리와 생필품 분야의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4월초에는 목우촌과 도드람 등 육가공 업체 6곳이 농가에서 구입한 돼지고기를 가공해 마트 등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3월에는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 설탕 시장 점유율 100%를 차지한 3사의 담합 의혹에 대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교복업체들의 담합 의혹에 대해서도 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공정위는 송상민 조사관리관을 팀장으로 하는 '시장 모니터링 전담팀'을 구성해 물가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과거 담합이 있었던 품목 중 원가 대비 과도한 가격 상승이 있는 분야나 원가가 하락했음에도 인상된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분야 등이 집중 모니터링 대상이다.
조 부위원장은 "독과점화가 고착화된 시장은 물가 상승 시기에 시류에 편승해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해 담합 행위를 적발하고, 다른 업계에 대한 예방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나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업도 강화한다. 특히 최근 진행한 농수산물·석유 등에 대한 합동점검이나 관계부처 제보를 통해 확인된 내용을 조사 단서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구조적 문제로 높은 가격이 유지되는 제빵과 주류 분야에 대해서는 구조개선 대책을 마련한다. 제빵 분야는 연구용역을 통해 가격 상승 요인과 거래구조를 분석하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개선대책을 10월쯤 발표할 계획이다. 주류 분야는 '주류 경쟁력 강화 TF'를 통해 신규 시장진입이나 혁신적 영업 활동을 제한하는 규제를 발굴해 개선방안을 모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