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5월 국회 본회의 일정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을 비롯해 각종 특검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민생 법안만 본회의 안건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법의 규정대로, 국민의 명령대로 정부여당이 책임 있는 자세로 5월 임시회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5월 2일 본회의는 반드시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본회의에서 해병대 장병 순직사건과 관련된 특검법과 전세사기 특별법은 반드시 처리되어야 한다"며 "이것을 처리하지 않으면 21대 국회는 정말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채상병 사망사건'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증거인멸 정황 등을 거론하며 "아무리 권력이 압력을 넣고 방해를 해도 진실의 조각이 계속 드러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회법을 어기면서까지 직무를 유기하고 특검법을 반대하는 것은 또 하나의 수사 방해이자 진실을 은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더 이상 진실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울러 특검법뿐만 아니라 전세사기 특별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들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고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에 대한 대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5월 본회의 일정 합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여야 간) 합의된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열겠다면 동의해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쟁을 유발할 수 있는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본회의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영수회동 직후부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대통령은 변한 것이 없고 쟁점 법안은 강행 처리하겠다'라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며 "애초부터 대통령과의 회담을 입법 독주의 불쏘시개로 이용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태원특별법과 채상병특검법에 법리적으로 수정돼야 할 부분이 있다는 점은 국회 상임위 논의 단계에서부터 누차 지적된 사항"이라고 했고 "전세사기피해자특별법은 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구제를 위한 지원금의 규모조차 정확한 추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과 제2양곡관리법은 법안의 취지와 효과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별 상임위에서의 충분한 대화와 토론 없이 민주당이 강행 처리에 나서며 문제투성이 법안들을 본회의에 올린 것"이라며 "민주당이 진정 협치를 원한다면 비정상이 일상화된 국회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