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고량주 회동'을 갖고 공조를 약속했지만 거리감은 여전하다.
조 대표는 28일 KBC광주방송 등 9개 민방 공동대담 프로그램에서 '민주당이 조국혁신당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협조적이었는데 4·10 총선 이후 기류가 바뀐 것 같다'는 질문에 "일단 법안 제출할 수 있는 요건은 저희가 갖추고 있다. 12석이니까 한동훈 특검법 등등에 대해 다 제출할 수 있다"며 "(법안 처리에)민주당과 끊임없이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등에서 교섭단체 구성 요건(20석 이상)의 문턱을 10~15석으로 낮추는 방안을 거론했다가 잦아든 데 대해선 "총선 끝나고 난 뒤 약간 흐지부지된 느낌은 있어 아쉬운 느낌은 있다"며 "민주당 일각에서 '굳이 조국혁신당을 교섭단체로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정성호 의원"이라고 친명(親이재명) 핵심인사를 지목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에 비하면 소수정당에 불과한 저희가 결정권은 사실 없지만, 선거 과정에서 말씀한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완화하자는 게 실현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게 민주당 당론으로 개정되지 못한다면 현재 조건 하에서도 저희가 최선을 다해 목표를 달성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전격 만찬회동을 가진 사흘 뒤지만, 조 대표의 언급에선 민주당과의 묘한 경쟁 기류가 묻어났다. 이 대표는 조 대표에게 '사회 개혁에 선도적 역할'을, 조 대표는 이 대표에게 '수권정당으로서 무거운 책임과 역할'을 당부했다.
민주당은 △양당 공동의 법안·정책을 추진하고 내용과 처리순서는 정무실장 간 채널로 협의할 것 △의제와 관계 없이 상시 회동을 통해 허심타회하게 대화할 것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고, 구체적인 의제 합의가 이뤄지진 않았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조국혁신당의 '한동훈 특검법' 공약을 22대 국회 논의 사항으로 넘기는 등 거리두기가 이어졌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들을 만나 조 대표로부터 영수회담 의제 전달을 받은 게 있는지에 관해 "들은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 대표는 일명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유권자 표심이 "(양당을) 적대적으로 생각하고 표를 구분해 행사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총선 민심은 민주당은 민주당의 일을, 조국혁신당은 조국혁신당의 일을 하되 두 정당이 힘을 합해 공동목표를 실현하란 게 총선 민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지난 4월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