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부실채권 정리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건전성 지표 관리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연체 채권이 불어나는 상황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에 내달 3일까지 부실채권 수시상각 신청을 받는다는 공문을 보냈다.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실 등급 채권을 신청 받는다. 추정손실은 자산건전성 분류단계 중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수준(손실 확정 단계)의 여신을 뜻한다.
금감원과 중앙회는 분기말·월말 신청기한까지 추정손실 채권을 포함해 수시상각하라며 저축은행을 독려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신통치 않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작년 말 기준 6.55%다. 전년(3.41%) 대비 3.14%포인트(p) 올랐다. 12년 만에 상승폭은 가장 크다.
특히 올해 1분기 말 연체율은 7∼8%로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저축은행의 연체율 상승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저축은행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6.94%로 전년 말 대비 1.38%p 올랐다. 상승폭은 전 업권 중 가장 컸다.
금감원과 중앙회는 일정 조건 충족 시 토지담보대출을 PF 대출 한도에 포함하지 않도록 일시적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경·공매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금융당국의 노력에도 일각의 우려는 여전하다. 적정 가격에 대한 의견 차이로 부실 PF 사업장에 대한 경·공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저축은행은 가계대출로 수익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저축은행이 취급한 중금리 대출 규모는 1조7770억원. 전년 동기 대비 6.5%(1085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민간중금리대출 규모가 일 년 새 40% 줄었던 지난해 1분기와 다르다. 민간중금리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게 실행되는 대출이다. 올해 상반기 17.5%의 금리 상단이 적용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 인하 기대감 하락으로 부동산 PF 등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이 증가했다"면서 "부실채권 수시 상각의 경우 금감원에서 신청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