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성장률 전망 2%대 후반까지 상향조정 저울질
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 2.1→2.4%…해외IB 중간값 2.0→2.5%
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 2.1→2.4%…해외IB 중간값 2.0→2.5%
28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0.7%포인트(p)로 순수출(0.6%p)을 웃돌았다. 내수가 수출을 앞선 것은 작년 1분기 이후 1년 만이다.
최근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수출이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내수의 큰 폭 성장은 예상치 못한 대목이다. 특히 건설투자가 2.7% 증가하며 성장률(1.3%)에 0.4%p 기여했고, 민간소비도 0.8% 늘어 0.4%p 기여했다.
정부는 "민간이 주도한 '교과서적인 성장'"이라고 평가했으나, 전문가 의견은 다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재정이 (성장에) 기여한 게 없다', '민간 주도다'라고 하지만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예산안 대비 재정집행 진도율이 재정을 당겨썼던 지난해보다 빠르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1분기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으로 올해 예산현액(25조1000억원)의 35.4%인 8조9000억원을 집행했다.
회복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민간소비는 부진이 완화되는 정도이고 건설투자는 금융 불안이 줄면서 공사가 진행된 측면이 있다"며 "이런 걸 감안했을 때 아주 강한 회복세라기보다는, 일시적 요인이 많이 반영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정부는 연간 성장률을 상향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기재부는 분기별 GDP가 0.5~0.6%씩 늘 것을 가정해 연간 2.2% 성장률을 내놨지만, 1분기 큰 폭의 성장 덕에 2~4분기 0%의 성장률이 나온다해도 전망치 달성이 무난한 상황이다.
국내·외 투자업계는 전망치를 속속 상향했다. 지난 25~26일 국내 10개 증권사(한국투자·SK·KB·하나·메리츠·유진투자·상상인·삼성·하이투자·신한투자) 리서치센터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4%로 집계됐다. 1분기 GDP 발표 직전 전망치(평균 2.1%)보다 0.3%포인트 올린 수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전망치 중간값도 2.0%에서 2.5%로 0.5%포인트 높아졌다.
건설수주는 지난 2월에 작년 같은 달보다 24.1% 줄어든 상태라 당장 이르면 2분기부터 건설경기의 큰 폭 하락이 예고됐다. 신 국장은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건설 관련 지표들이 안 좋았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부진한 흐름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깜짝 성장'으로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 실장은 "통화 긴축 기조가 완화된다면, (내수) 회복 여지가 있다"며 "결국 물가가 생각했던 대로 안정화되는 게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경기 호황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하면서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크고 원화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체감적으로 소비 여건이 안 좋아진 건 4월"이라며 "중동 리스크에 물가가 오르고 환율이 뛰고 금리가 연내 인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등 소비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잡혀서 4월 지표까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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