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원 토론회
"영남당… 경기 포기땐 1당 불가"
낙선자들 목소리 많이 반영해야
"영남당… 경기 포기땐 1당 불가"
낙선자들 목소리 많이 반영해야
험지 강북권에서 초선이 된 30대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솔직히 우리 당이 하는 것 반대로만 했다"고 작심발언했다. 그는 "수도권 민심과 전혀 다른 얘기들이 중앙당에서 계속 내려오는 상황에 개개인 후보의 정치적 역량이 너무 협소해진다"며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은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고 당에서 내려오는 현수막은 단언컨대 4년 동안 한번도 안 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중심으로 당이 개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낙선자들의 목소리를 절대적으로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경기 고양병에서 낙선한 김종혁 당 조직부총장은 "대통령의 큰 정책(노선)이 문제라기 보다 '대통령 스타일과 태도가 싫다', '대통령 부부 모습이 싫다'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며 지난 2년간 윤석열 대통령의 이미지 관리에 실패했다고 쓴소리했다.
또 "(선거 기간) 왜 이렇게 '대통령이 격노한다'는 표현이 나오나", "(경제 민심은) '힘들어 죽겠다'고 하는데,우린 '수출이 더 잘되고 있다'는 얘기만 맨날 해댔다"고 지적했다.
반면 공채 당직자 출신이자 박근혜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서지영 부산 동래 당선인(초선)은 당정관계에서 "당이 제 역할을 해야한다"고 했다. 서 당선인은 "우리가 용산 대통령실 비난만 하면 해결될 거란 생각은 오판"이라며 "밖에서 언론에 떠드는 게 아니라 앞으로 용산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용기있게 만나서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주자와 전문가 사이에선 국민의힘이 전국정당이 아닌 '영남 자민련' 등 지역정당으로 전락했단 자조가 나왔다. 토론회 좌장인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고령층에 국한됐고 2030에서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비주류가 된 것"이라며 "수도권을 포기한 정당이 됐고 영남 자민련 소리를 들어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보수정당이 대승한 18대 총선의 3중(경제 중산층·이념 중도·수도권 중심) 전략을 재론했다.
여론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이 경기도 포기와 40대 포기가 고착화하면 "1당이고 다수당이고 아예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윤 권한대행은 1시간40분여간 토론회를 끝까지 참관한 뒤 "내용 하나하나가 우리 당을 혁신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만드는 데 좋은 약이 된다"고 했다.
배준영 당 사무총장 권한대행도 "(보수정당은) 2004년 천막당사, 2016년 탄핵정국을 거치며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감내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다시 국민 신뢰와 지지를 회복했었다"며 "이번 위기도 우리는 이겨낼 수 있다. 위기라는 절박함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그러려면 철저한 자기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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