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그리스 기상 당국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온 황사가 수도 아테네 등 그리스의 수많은 도시를 주황색으로 물들였다.
황사는 남유럽을 넘어 스위스와 프랑스 남부까지 번진 상황이다.
거대한 황사는 아크로폴리스 등 아테네의 주요 유적지를 마치 필터를 씌운 듯 주황빛으로 바꿔놓았다. AP 통신은 아테네가 황사에 뒤덮여 마치 화성처럼 변했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주황빛으로 물든 아테네 사진을 보고 "지구 종말의 날이 온 것 같다", "외계 행성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리스 당국은 이번 황사가 호흡기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며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사하라 사막발 황사는 매년 봄이면 강풍을 타고 지중해를 건너 유럽 남부로 유입된다. 해마다 봄이면 중국발 황사로 고민하는 한국과 비슷한 처지인 셈이다.
사하라 사막은 연간 6000만~2억t(톤)의 광물성 먼지를 배출한다. 큰 입자는 지표면에 빠르게 떨어지지만 작은 입자는 수천㎞를 이동해 유럽 전역에 도달할 수 있다.
그리스는 이미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 황사가 발생했지만, 이번처럼 심한 황사는 이례적이라고 한다.
아테네 천문대의 기상 연구 책임자 코스타스 라구바르도스는 "이번 황사는 2018년 3월 21∼22일 크레타섬 황사 이후 가장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리스 당국은 24일부터 황사가 걷힐 것으로 보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