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은행 지분 40% 매입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도약 목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도약 목표
앞서 지난 23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금융회사 투자 승인의 건' 안건이 통과했다. 주요 내용은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리포그룹'(Lippo Group)이 보유한 노부은행의 지분 총 40.0%를 매입하는 것이다. 지분투자 절차는 계약서 체결과 감독당국의 인허가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지분투자 추진은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덕분이다. 당국은 지난해 7월 열린 '제8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금융회사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 방안으로 국내 보험사의 해외은행 인수 허용 방침을 발표했다.
한화생명은 이번 지분투자를 통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손보업을 넘어 은행업까지 영위하는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또 경제·인구가 성장중인 인도네시아를 주요 거점으로 동남아시장 확장 전략을 추진한다.
지난 1990년에 설립된 노부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2조3000억원 규모로 현지 30위권 수준의 중형은행이다. 인도네시아에서 금융·부동산·유통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을 운영 중인 재계 6위인 리포그룹 소속이다. 또 지난해 기준 115개 지점과 1247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주력 상품은 개인 모기지대출과 중소기업 운전자금대출이다. 지점 영업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우수한 자본건전성과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향후 그동안 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리포그룹의 은행 경영 노하우를 접목해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초기에 한화생명과 한화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디지털 모바일 경험을 빠르게 적용시킬 계획이다. 기존 내방 중심의 전통적 채널에 디지털 뱅킹 등을 더한 하이브리드 채널을 구축함으로써 모바일 기반 영업 환경을 확산시킬 방침이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은 "한화생명은 선제적 제판분리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 이미 선도적 지위를 견고히 유지 중이나, 국내 시장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지속성장하기 위해선 글로벌 공략 가속화가 필수적이라 본다"며 "이번 노부은행 지분투자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해, 향후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장 확장 전략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측은 이번 지분투자건이 성공한 배경에 대해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인 김동원 사장의 역할이 주요했다고 강조했다. 김동원 사장은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을 뛰어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장기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2월부터 CGO를 맡아 해외 사업 전면에 나선 바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번 협상은 그동안 김 사장이 글로벌 리더들과 쌓아온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낸 성과 중 하나"라며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김 사장이 리포그룹 존 리아디(John Riady) 대표와 만나 나눈 대화가 이번 계약의 초석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의 리포손해보험 지분투자 등을 통해 우호적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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