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략기획위원장 민형배 "對與관계서 협치는 지워야"
6선 달성, 국회의장 노리는 추미애 "중립 협치? 민치해야"
국힘 김기현 "22대 국회 시작도 전에 선전포고이자 협박"
"국회운영 부정한 이율배반…이재명은 '尹 탄핵' 언급 꼼수"
범야(汎野) 192석 절대다수 제22대 국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에서 여야 간 협치(協治·협력하는 정치) 거부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민심에 역행에 국회를 일방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민심 배반'이란 표현까지 나오자 여당에선 "정치인의 자격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자해행위"이자 "대국민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왼쪽부터 제22대 국회에 재입성하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와 민형배 전략기획위원장.<추미애·민형배 국회의원 당선인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 출마 의지를 드러내온 추미애 민주당 전 대표(경기 하남갑 당선인·6선)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회의장은) 초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된다, 기계적 중립 협치가 아니라 민심을 보고서 국민을 위한 대안을 만들고 추진해야 한다"며 "의장도 쟁점을 알려는 노력, 단순히 의전상 대접받고 방망이만 치고 폼 재면서 '여야가 합의 안 해오면 내가 할 수가 없다 ' 이런 게 아니라 '민치(民治)'"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민치'는 민심이 민주당 계열에 절대다수 의석을 허용했다고 보고 당 정책을 비타협적으로 추진하는 '강성 노선'으로 풀이된다. 비명(非이재명) 대표 격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누르고 광주 광산을에서 재선한 민형배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지난 22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민주당에 필요한 차기 원내대표 리더십' 질문에 "1순위가 개혁 투쟁력 혹은 정치검찰과 잘 싸울 수 있어야 되고 2순위는 협치란 말을 머릿속에서 지워야 된다"고 답했다.
민형배 위원장은 "협치를 자꾸 앞세우면 원래 저희가 가려고 하는 방향에서 오히려 자꾸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해, 저는 협치란 걸 가능하면 머릿속에서 지워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필요할 때 선택적으로 쓸 수 있는 개념"이라고 했다. 소수야당 시절 '협치'를 강조하던 민주당과는 상반된 태도다. 그는 또 추미애 전 대표의 '민치'를 두고 "괜찮은 개념"이라고 지지하며 그동안 당이 이른바 정치검찰, 수구언론, 기득권에 끌려다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4월16일 국민의힘 김기현(오른쪽) 전 대표와 권영세(왼쪽)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민 위원장은 나아가 "협치를 대여(對與)관계 원리로 삼는 건 안 된다. 192석이란 야권 대승, 압승의 총선 결과란 민심에 배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을 두고 김기현 국민의힘 전 대표(울산 남을 당선인·5선)는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꼼수·위장 탈당의 전형을 보여준 민주당의 민 위원장"이라며 "22대 국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선전포고이자 대국민 협박이 아닐 수 없다"면서 노골적인 국회 소수당 무시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전 대표는 "다음달 선출될 민주당 원내대표의 자격을 언급하다 나온 말이라는데, 원(院)구성 등 각종 협상과 쟁점법안 처리 등을 놓고 여당 원내대표와 협상할 사람에게 민주당의 전략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람이 '절대 협치하지 말라'는 오더를 내린 것"이라며 "차기 국회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추 전 대표도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고 하는 등, 민주당 당선인들은 대놓고 국회 소수당을 무시하며 이재명 대표 충성맹세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심지어 이재명 대표는 한 당원이 작성한 메시지를 읽다가 화들짝 놀라 입을 가리는 '꼼수 쇼'를 하며 '윤석열 탄핵'을 입에 올리기도 했다. 당대표부터 자신들에게 표를 준 국민에 대한 감사는 잠시뿐이고, '이재명 신기루'에 취해 충성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가관"이라며 "아무리 의석수에서 민주당이 월등히 앞서도 국회운영의 기본은 '대화와 타협'이며 '협상과 협치'는 정치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정치인이 이를 스스로 부정하는 건 이율배반"이라고 했다.
아울러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의석수만 믿고 소득주도성장·탈(脫)원전·부동산정책은 물론 공수처니, 선거법이니 온갖 편법과 탈법을 동원해 밀어붙였다가 국민 심판을 받은 역사는 벌써 잊었나"라며 "'제왕적 당대표 이재명'에게 잘 보여야 한 자리 얻을 수 있다는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도 원내 제1당으로서의 원칙과 상식을 지키지 않은 채 충성 경쟁에만 매몰되면 결국 국민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임을 상기시켜 드린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