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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여담] 不破不立 <불파불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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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여담] 不破不立 <불파불립>
아닐 불, 깨뜨릴 파, 아닐 불, 설 립. 낡은 것을 부수지 않으면 새 것을 세울 수 없다는 뜻이다. 과감한 변화나 개혁을 주장할 때 자주 쓰이는 말이다. 옛 것을 뜯어고치고 솥을 새 것으로 바꾼다는 '혁고정신'(革故鼎新)과 비슷한 의미일 것이다. 만당(晩唐)시대 한유(韓愈)가 쓴 유명한 산문 '원도'(原道)에 나오는 문구다.

한유는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문장가·사상가·정치가로 활약했다. 그는 당대 최고의 문장가였다. 고문(古文) 부흥운동을 주도해 중국 문학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가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중 한 명이 된 이유다. 또한 한유는 여러 벼슬을 지내면서 정치에도 참여했다. 강직한 성품이라 정무를 공정하게 처리했다. 특히 그는 유교 사상가로 이름을 떨쳤다. 불교의 사치와 폐단을 비판하면서 유교를 중심으로 사회 질서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유교 사상계는 관습과 교리에 얽매여 있었다. 이런 상황을 개혁해 유교를 다시 부활시키려고 쓴 산문이 '원도'다.

그는 '원도'에 다음과 같은 명문장을 남겼다. "깨뜨리지 않으면 설 수 없고, 막지 않으면 흐르지 않고, 멈추게 하지 않으면 실행되지 않는다. 저쪽의 사람을 참 사람으로 만들고 저들의 책을 불태우고 저들의 근거지를 편한 집으로 만들자(不破不立, 不塞不流, 不止不行. 人其人, 火其書, 廬其居)." 훗날 한유의 '불파불립'은 마오쩌둥(毛澤東)으로 인해 더 유명해졌다. 마오쩌둥은 1940년 1월 발표한 '신민주주의론'(新民主主義論)에 이 구절을 집어넣었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선 과감하게 기존의 것을 부수는 용기가 필요하다. 깨뜨릴 것은 깨뜨려야 한다. 불립불파, 총선 패배로 중차대한 길목에 서 있는 현 정부가 반드시 새겨들어야할 사자성어다. 민심의 뜻을 겸허히 새기고 국정 전반을 쇄신해야할 때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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