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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어떤 기업이 역사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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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세계사
윌리엄 매그너슨 지음/조용빈 옮김/한빛비즈 펴냄
[논설실의 서가] 어떤 기업이 역사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나
현대 경제시스템을 자본주의라기보다 '기업주의'라고 해야 더 적절한 표현일지 모른다. 기업이 생산, 유통은 물론 소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기업 없이 자본주의를 말할 수 없다. 책은 로마부터 현대까지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던 '기업'의 역사를 돌아본다. 기업은 이익만 좇는 이기적 집단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한 국가의 발전과 번영의 원동력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저자는 기업에 대한 상반된 시선을 전제하고 기업사를 탐구한다. 기업이 처음 나타난 고대 로마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꾼 8개의 기업에 대해 소개한다. 기업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공선'이라는 숭고한 목적을 가지고 탄생했으나, 때로는 노동력을 갈취하고 환경 파괴에 원인을 제공하고 자본주의에 역행하는 등 공공선에 반하는 과오도 범했다. 그렇다면 현대 기업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기업사 시작의 원천으로 돌아가 본다. 기업의 원형인 고대 로마의 '소치에타스'는 대제국이 되면서 중앙통치가 쉽지 않았던 고대 로마 정부의 일을 나눠가지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 단체였다. 그들은 세금을 징수하고 도로망을 구축하고 수도관을 건설하며 삶의 편리성을 증진시켰다. 그러나 그들의 힘이 더욱 강해지면서, 법의 망을 피해 속주의 시민들을 노예로 삼고 사기를 치며 처음의 숭고한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기업의 폐해는 로마의 몰락을 앞당기고 말았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대항해시대의 동인도회사는 항해마다 주식을 발행하며 초기 자금을 모았다. 이는 현재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주식과 주식 거래로 이어졌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주가를 조작하는 일이 점점 생겨났다. 링컨은 남북전쟁 도중에 미국 대륙 동서를 잇는 철도 공사를 승인한다. 미국 경제는 되살아나고 교역과 통신, 여행이 활성화 되었다. 하지만 공사를 담당했던 유니언 퍼시픽 철도회사는 경쟁사를 제거하기 위해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렸고, 이사회를 조종했으며 힘없는 농장과 목장주를 괴롭히면서 철도 독점권을 획득했다.

페이스북은 현대 기업의 속성을 잘 나타내는 사례일 것이다. 생긴지 1년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하며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됐다. 틀을 깨는 새로운 전략은 잘 먹혔다. 한편에선 SNS 중독, 개인정보 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했다. 현대 기업들이 갖는 양지와 그늘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것이다. 이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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