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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사진 속 이슈人] 조지아 `외국 대리인` 법안 반대 수천 명 항의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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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사진 속 이슈人] 조지아 `외국 대리인` 법안 반대 수천 명 항의 시위
조지아 야당 지지자들이 지난 난진16일 조지아 수도 도숟트빌리시의 의회 근처에서 '외국 대리인'에 관한 법안 초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EPA 연합뉴스

캅카스 국가 조지아의 의회가 해외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단체는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으로 등록하게 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수천 명의 트빌리시 시민들이 반대 시위를 벌였습니다. 법안은 집권당인 '조지아 드림당'이 발의한 것입니다. 야당과 그 지지자들은 반대합니다. 한마디로 집권여당은 러시아 편, 야당은 미국 및 유럽연합(EU) 편으로 갈려 대립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법안에 대해 미국과 EU는 그동안 우려를 표명해왔는데요, 당연히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16일에도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의회 밖에서 수천 명이 모여 법안 반대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날 여당은 의회에서 '외국 대리인' 법안에 대해 첫 논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법안은 해외 자금을 지원 받는 단체나 협회 등의 조직이 외국 대리인으로 등록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야당과 그 지지자들은 철회를 요구 중입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법안이 러시아에 반대하는 여론을 탄압하기 위해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래서 '러시아 법'이라고 부르며 정부여당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여당인 조지아 드림당은 대규모 시위로 인해 그동안 보류된 이 법안을 13개월 만에 이번 달 다시 발의해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의회 법무위원회는 이 법안을 이미 승인해 16일 첫 검토회의에 제출했습니다.

이날 경찰은 물대포를 배치한 채 시위대의 접근을 막았습니다. 그러나 시위대는 조지아 국기와 EU 깃발을 들고 "러시아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조지아 TV 방송에서는 조지아 드림당 지도자이자 법안의 추진을 주도하고 있는 마무카 음디나라제가 의회에서 연설하던 중 야당 의원으로부터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당하는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이어 의원들끼리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모습도 방송을 탔습니다.

러시아는 조지아에서 분리된 압하지아와 남오세티야 지역을 지원하기 때문에 조지아 일반 국민들에게는 인기가 없습니다. 2008년에는 조지아와 러시아가 전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조지아 정부는 서방과의 관계를 심화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 집권당은 러시아에 다시 접근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현 정부는 법안을 반대하는 유럽 국가 및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조지아에게 후보 지위를 부여한 EU는 이번 조치가 EU의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조지아 드림당은 러시아와의 관계가 깊어지고 국내에서 권위주의라는 비난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조지아 드림당은 조지아의 '외국 대리인' 법안이 외국인들이 전파하는 '유사 자유주의 가치'에 맞서 싸우고, 투명성을 증진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미국과 유럽의 무분별한 'PC(정치적 올바름)주의'가 조지아에 흘러들어 조지아의 전통 가치가 혼탁해지고 도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이런 주장은 젠더 갈등, 성 문란, 탈신앙 세태 등을 경계하며 전통적 가치를 보호하고자 하는 러시아와도 닮아있습니다. 때문에 법안 반대 세력들은 이 법안을 '러시아법'이라고 비판하는 중입니다. 실제로 반대 세력은 이 법안이 모스크바가 2012년에 채택한 법안을 본떠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조지아 드림당은 법안이 1938년 미국 외국 대리인 등록법과 비슷하다고 반박합니다. 미국이 도입했던 법안의 조지아 버전이라는 겁니다. 오히려 미국이 시행했던 법보다 훨씬 더 관대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법안 추진과 모스크바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위가 확산되면 조지아 분열이 심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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