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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NANCE] ETF 옥죈 강달러·중동위기… 한달만에 주식 → 채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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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00원선 터치
금리·달러로 상위권 물갈이
금·탄소배출권 수익률 급증
[THE FINANCE] ETF 옥죈 강달러·중동위기… 한달만에 주식 → 채권·달러
연합뉴스 제공.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통화긴축선호) 발언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또 한번 후퇴했다. 앞서 발표된 견고한 미국 경제 지표들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투자은행이 연준의 금리인하 예상 시점을 연말로 미룬 데 이어 파월 의장의 발언이 금리인하 연기에 쐐기를 박았다.

파월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관련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최근 경제 지표는 확실히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그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즉, 현 통화정책 수준이 우리가 직면한 위험에 대처하기에 좋은 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금리인하 시점 지연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연준과 발맞춰 금리 인하에 나서려던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자국의 경기 상황을 고려해 미국보다 빠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노동생산성이 증가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지만, 유럽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들은 생산성이 약화되고 고금리가 내수 경기를 제약하고 있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되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는 4월 통화정책회의에서 6월 금리 인하를 시사했고, 영국은행(BOE)에서도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왔다. 독립성을 강조할수록 자국 경기에 초점이 맞춰지고, 이는 즉 연말까지 각국의 금리 인하 폭이 미국보다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존에 4분기에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던 금리차 요인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질 것이란 예상에 달러 강세 흐름이 연내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원·달러 환율도 2년여 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터치하는 등 국내에서도 강달러 기조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KB증권은 1400~1410원은 강한 저항 구간이며, 빠르게 1390원까지 상승한 만큼 한동안은 동레벨대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에 따라 1440원까지도 상단을 열어놨다.

강달러 흐름에 발맞춰 국내 투자자들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기조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미국과 국내 반도체주 랠리에 힘입어 높은 상승률을 기록, 유입이 늘었던 반도체 관련 ETF 대신 달러와 채권 관련 상품의 수익률이 급등했다.

지난주 미국 ETF 시장에서도 미국 고용, CPI 발표에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지면서 채권 ETF에 42억달러가 유입됐다. 회사채에서는 자금이 유출됐지만 국채 ETF에 자금이 몰렸다. 반면 주식 관련 ETF에서는 85억달러가 유출됐다.

지난달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ETF는 'SOL 반도체후공정'으로 한 달간 29%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고, 2~4위 모두 AI반도체 관련 상품들이 차지했다. 달러 선물 등 달러에 투자한 상품은 2~7% 수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미국 국채 관련 상품들 역시 비슷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수익률 순위가 급변했다. 반도체 관련 상품들은 상위권에서 자취를 감췄고, 금리와 달러 관련 상품들이 상위권으로 올라왔다. 강달러와 함께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를 우려한 탄소배출권 관련 상품들도 수익률이 급증했다.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가 18.43% 수익률로 전체 ETF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고,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이 18.24%로 2위에 올랐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와 'KODEX 은선물(H)'도 나란히 4, 5위를 차지했다.

달러와 채권 관련 상품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본격화된 지난주부터 주목을 받았다.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와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가 1주일새 4.5% 이상 올랐고,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관련 상품들도 2%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리 추가 인상에 베팅하는 상품들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합성 H)'와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인버스(H)' 등이 5%대 수익률을 올렸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금리인하 기대가 위축되면서 지난주 코스피200 ETF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출됐다"며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매출액, 영업이익이 예상을 웃돌았지만 반도체 ETF에서는 자금이 유출됐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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