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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교통수단` 자기부상열차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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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연, 20년 넘게 자기부상열차 개발과 실용화 핵심 인프라
국내외 실용화 성과 못내고 연구 수요 감소..내년부터 철거
디지털 트윈, 자율제도 등 기계와 디지털, AI 접목 연구공간 탈바꿈
한국기계연구원의 대표 연구성과 중 하나였던 '자기부상열차' 개발과 실용화의 핵심 인프라인 시험 선로가 철거된다. 시험 선로의 노후화에 따른 안전 문제와 경관 저해, 추가 연구 수요 전무 등으로 철거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로써 기계연의 상징과도 같은 자기부상열차 시험 선로가 2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원내에 구축된 1.3㎞ 구간의 자기부상열차 시험 선로를 올해 예산 확보 이후 내년부터 철거 작업에 착수키로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철거 계획과 향후 활용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기계연은 1989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당시 '미래의 친환경 교통수단'로 불리는 자기부상열차 개발을 시작했다. 이어 1997년 연구소 내에 시험 선로를 구축하고, 이듬해인 1998년 '중저속 자기부상열차(UTM-01)'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2006년까지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성능 검증·보완 등을 시험 선로에서 실시해 실용화 모델인 'UTM-02'를 개발하고 실용화에 나섰다.

자기부상열차 개발사업은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으로 이어져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실용화 국가 진입을 목표로 탄력을 받았다. 이 사업은 시속 110㎞급 무인운전 자기부상시스템 열차 개발과 시험운행을 위한 6.1㎞ 시범 노선 건설을 목표로 추진됐다. 이 과정에서 기계연이 개발한 UTM-02 모델은 2008년 대전의 국립중앙과학관과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간 995m 구간에 설치돼 과학도시 대전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기도 했다.

하지만, 자기부상열차 실용화는 꽃을 피우지 못한 채 멈춰 섰다. 현대로템이 제작해 인천공항역에서 용유역까지 6.1㎞ 구간을 시범 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 '에코비'가 잦은 고장으로 멈추면서 안전 문제가 불거졌고, 유지보수 비용 부담도 컸다. 더욱이 코로나 팬데믹에 따라 운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운행이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2014년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 모델로 자기부상열차를 검토했지만 경제성, 도시경관 훼손 등의 이유로 막판에 트램으로 변경해 고배를 마셨다.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을 운행하던 중저속 자기부상열차(UTM-02)도 고장에 따른 부품조달 어려움, 비용 상승 등으로 995m 노선이 철거됐다.


기계연이 야심 차게 추진한 러시아, 유럽 등 해외 수출 노력도 물거품이 돼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은 기간 종료와 함께 중단됐다. 이후에도 기계연은 후속 연구와 성능 검증, 방문객 체험 등을 위해 시험 선로를 운영해 왔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관련 수요가 전무했다.
기계연은 올해 중 철거 예산을 확보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철거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철거 비용은 대략 수억원으로 예상된다. 철거는 2026년 기계연 창립 50주년에 맞춰 정문 공사와 함께 하겠다는 게 내부 방침이다. 철거한 공간에는 기계에 디지털, AI 등을 접목한 디지털 트윈, 자율제조, 로봇 등을 위한 새로운 연구공간과 친환경 에너지 설비, 체험시설 등이 조성될 전망이다.

기계연 관계자는 "노후화로 인한 안전과 외부 고객의 추가 활용 등을 고려해 철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철거 후 공간은 내부 논의를 거쳐 기계연의 비전과 대표 연구성과를 알리고 국민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친환경 교통수단` 자기부상열차 역사 속으로
대전 유성구 한국기계연구원에 구축된 1.3㎞ 구간의 자기부상열차 시험선로가 27년 만에 철거된다. 기계연 제공

`친환경 교통수단` 자기부상열차 역사 속으로
한국기계연구원 내 구축된 시험 선로를 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 모습. 기계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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