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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일가 편법 지배력 강화 방지… `RSU` 거래도 공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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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기업집단 공시 개정안
"기업집단 지배구조 영향 끼쳐"
총수일가 편법 지배력 강화 방지… `RSU` 거래도 공시해야
공정거래위원회 [최상현 기자]

기업집단이 총수일가와 임원 등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의 주식지급거래 약정을 체결할 경우 이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임직원의 성과 보상을 위한 RSU 제도가 총수일가의 지배력 강화수단으로 오용되는 사례를 감시하기 위해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이같은 내용의 대규모기업집단 공시매뉴얼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된 매뉴얼에 따르면 기업집단현황공시 항목 중 '특수관계인에 대한 유가증권 거래현황'에 주식지급거래 약정의 내용을 기재하는 공시양식을 새로 추가했다. 공시해야 할 약정 범위는 스톡그랜트, 양도제한조건부 주식지급, 양도제한조건부 주식보상(RSA) 등 명칭과 관계없이 성과 보상 등을 목적으로 주식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집단은 직전 사업연도에 특수관계인과 주식지급거래 약정을 체결한 경우 △부여일 △약정의 유형 △주식 종류 △수량 △기타 주요 약정내용 등을 연 1회 공시해야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000년대 초반 도입된 RSU는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스톡옵션은 사전에 약정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지만, RSU는 주식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스톡옵션은 향후 행사 시점의 가치가 약정 가격보다 낮아질 경우 임직원이 성과보상을 못 받게 되지만, RSU는 행사 시점 가치와 관련없이 보상이 이뤄져 선호도가 높다.

국내서도 최근 들어 RSU 도입이 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20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RSU를 도입해 경영진에 성과급 대신 7~10년 후 주식을 부여하기로 했다. 두산은 주식회사 두산,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요 계열사에 도입했고, 포스코퓨처엠도 지난해부터 핵심 연구·생산인력에 RS를 지급했다.


다만 RSU가 대기업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우회로로 사용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한화 16만6004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만5002주, 한화솔루션 4만8101주를 10년 뒤에 받는 RSU를 체결하기도 했다.
김민지 공정위 공시점검과장은 "RSU의 본래 취지는 임직원에 대한 성과보상이지만, 현재 국내 대기업들은 RSU를 현금이나 주식 배분을 용이하게 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RSU가 기업집단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공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매뉴얼 개정에서 기업의 공시의무 부담을 덜어주는 개선책도 내놨다. 기업집단현황공시 항목 중 물류·IT 서비스 거래현황의 경우 기존에는 매출 내역과 매입 내역을 각각 공시해야 했다. 올해부터는 매출 내역만 공시해도 된다.

또 기업집단 소속 국내 비상장사가 '타인을 위한 채무보증 결정' 항목을 공시할 때 작성해야 하는 '채무자별 채무보증 잔액' 항목에서 '채무보증 기간'란을 삭제했다. 다수의 채무자에 대한 보증기간을 하나하나 찾아 기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경감하는 차원이다. 아울러 공정거래법 개정을 반영해 오는 8월 7일부터 비상장사의 '임원의 변동' 항목은 삭제돼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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