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4월 8~15일)간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500억원 이상 사들였다.
같은 기간 2조16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기관 투자자는 물론 7600억원을 순매수한 개인 투자자와 비교해도 거센 매수세다.
통상 원화 가치가 약해지면 외국인이 보유한 한국 주식의 달러 환산 평가 가치가 낮아져 팔자세로 전환하는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1조1797억원), 현대차(2539억원), SK하이닉스(1038억원), POSCO홀딩스(7562억원), 현대로템(7457억원), HD현대일렉트릭(4295억원), 기아(4076억원), 흥아해운(2132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달러 강세 국면에서 환차익을 볼 수 있는 수출주라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주를 비롯해 자동차·조선·방산주 등은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한 주간 주가 흐름도 시장 대비 선방하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이 기간 2.72% 하락하면서 코스피 수익률(-1.61%)을 밑돌았지만 HD현대일렉트릭(21.91%), 기아(9.14%), 현대차(7.10%), 현대로템(4.56%), SK하이닉스(2.95%) 등 대부분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날도 중동전쟁 확전 가능성에 코스피가 0.42% 내린 2670.43에 장을 마친 가운데 자동차(2.65%), 조선(1.46%) 업종은 강세를 보였다.
특히 현대차(1.47%)와 기아(4.37%)의 경우 환율 수혜 기대감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세와 완성차 주가 반등세가 동행하고 있다"며 "현대차와 기아 양사는 각각 원달러 환율 10원 상승시 연간 2000억원의 영업이익 수혜효과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수출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에 따른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향 수출주에 추가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1375.4원 대비 8.6원(0.63%) 오른 138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2022년 11월8일 1348.9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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