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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그후]식후 `탕후루` 외치더니 다 어디갔나…사장님들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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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그후]식후 `탕후루` 외치더니 다 어디갔나…사장님들 한숨만
서울 종로구 일대의 한 탕후루 가게.<박상길 기자>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탕후루 가게. 오후 2시쯤 방문하자 가게 앞은 한산했다. 매장 주변을 기웃거리는 사람은 기자 한 명뿐. 길거리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매장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오니 한 명의 손님이 들어와 탕후루를 먹고 있었지만 이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다시 매장은 비어있었다. 이후에도 간간히 손님들의 모습은 보였지만 한국인보다는 외국인들이 더 많았다. 탕후루의 인기가 크게 식은 분위기였다.

인근 '젊음의 거리'로 가봤더니 이곳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았다. 호박엿, 달고나, 솜사탕, 버터구이 옥수수 등을 파는 노점상만 있을 뿐 탕후루를 파는 곳은 없었다.

유동 인구가 더 많은 명동 거리도 상황은 같았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살펴봐도 아이들이나 젊은 세대들이 탕후루를 손에 들고 다니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명동 거리에서 탕후루 가게를 찾기가 너무 어려워 한 상점에 문의해 보니 명동 거리의 건물 내에는 입점한 업체가 없다고 전했다. 상점 직원이 알려준 남산 타워 쪽으로 걸어가 체인점 한 곳을 겨우 찾을 수 있었다. 탕후루는 이제 길거리 노점상이 아니면 찾기 힘든 간식으로 전락했다.

한때 '식후탕'(밥 먹고 탕후루)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던 탕후루의 기세는 이처럼 완전히 꺾였다. 탕후루는 과일에 설탕 시럽을 발라 굳혀 먹는 중국식 간식을 말한다. 젊은 세대 중에서도 특히 초·중·고교생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탕후루의 원자재인 과일 가격이 오르고 탕후루가 성인병을 유발한다는 인식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지면서 매출이 줄어 크게 부담을 느낀 가맹점주들이 폐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4월 현재 탕후루 점포 폐점 수는 지난해 1년 전체 폐점 수와 맞먹는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

14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올 들어 4월 초까지 누적 기준 60곳의 탕후루 가게가 문을 닫았는데, 작년 1년간 문을 닫은 탕후루 가게가 72곳인 것과 비교하면 폐업 속도가 더 빨라 올해는 지난해 폐업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자영업자들의 온라인 카페에서는 "탕후루 유행, 9개월 만에 끝났다. 가게 내놨는데 나가지도 않는다", "바보같이 돈 주고 배웠다"라는 등 하소연이 쏟아졌다. 누리꾼들도 "대만 카스테라 꼴 난다고 말리지 않았나", "너무 달아서 먹지 않는다"라는 등의 의견을 보이며 탕후루의 인기 감소는 예견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탕후루의 인기가 식은 이유로는 크게 △원자재인 과일 가격 인상 △당뇨 등 성인병 유발 △더운 날씨 등이 꼽힌다. 탕후루 꼬치 하나 가격은 3000∼4000원대로 동결되어 있지만 원재료인 과일 가격은 20%가량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탕후루 중 가장 보편적이고 인기 있는 딸기의 경우 한 알에 300∼500원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탕후루는 당도가 높은 과일에 설탕을 입혀 제조하는 방식이라 당뇨 등 성인병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탕후루 1개에 설탕 10∼25g이 들어가 하나만 먹어도 하루 권장 당 섭취량(50g)의 절반을 섭취하게 된다.

탕후루는 나무 막대기에 꽂힌 차가운 과일을 길거리를 다니면서 방식인데 날이 너무 더워지면서 먹기가 어려워지자 인기가 한풀 꺾인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명동에서 만난 한 상인은 "탕후루는 날씨가 더워지면 겉에 묻은 설탕이 빨리 녹아서 맛이 없고 손이나 옷에 잘 묻어 불편해서 사람들이 안 찾는 것 같다"라며 "명동에서도 탕후루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SNS 그후]식후 `탕후루` 외치더니 다 어디갔나…사장님들 한숨만
서울 종로구 일대의 한 탕후루 가게 인근 건물에 임대 문의 스티커가 붙어 있다.<박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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