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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단체 간부, 임시총회서 "1년 이상 갈 수 있어"…환자 고통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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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과 병원 이탈로 '의료 공백'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이 사태가 1년 이상 가는 '장기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는 물론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정부 측에서마저 장기전을 대비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면서 환자들만 애를 더 끓이는 실정이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한 간부는 전날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언론 매체에 "이 사안이 1년 이상 갈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단 사직과 병원 이탈을 주도한 전공의 단체에서 이 같은 강경한 발언이 나오자 의료 공백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쪽에서도 집단행동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이 나왔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전날 MBC '100분 토론'에서 "의협은 2000년 이후 의사 파업으로 정부 정책을 매번 무산시켜왔고, 이번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저는 이번 파업이 짧아도 2∼3개월 길면 반년 이상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번에도 파업에 굴복해 증원에 실패하면 앞으로 언제 다시 논의하게 될 수 있을지 모른다"며 "파업으로 겪는 고통이나 피해보다 의대 증원을 늘리지 못해 국민들이 겪을 피해가 훨씬 크게 될 거라는 걸 이해하시고, 당장 불편하시더라도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장기전' 발언이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진행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은 "현재 병원을 지키는 인력들은 2주 이상 못 버틴다"며 "김윤 교수가 6개월 이상 간다고 한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필수인력의 핵심으로 병원의 수술 보조, 응급실, 당직 업무 등을 맡는 전공의들이 대거 이탈한 채 병원 체계가 장기간 유지되기 힘들다는 얘기이다. 그럼에도 사태의 장기화에 대한 나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정부의 '결연한' 의지 때문이기도 하다. 복지부는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기존에 전공의들이 근무를 중단했을 때는 '병원 단위'로 버텼기 때문에 2∼3주면 인력이 모두 소진됐으나, 지금은 '전체 의료전달체계'를 가동해 대응하므로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현재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을 응급·중증환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경증환자는 지역 종합병원이나 병·의원으로 이송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의 약 50%는 지역 종합병원이나 병원급에서 진료할 수 있는 환자로 본다. 이를 통해 '마지노선' 없이 오래 버틸 수 있는 비상진료대응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현장 의료진을 통해 2∼3주밖에 못 버틴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그게 전공의들에게는 우리가 2∼3주만 뭉쳐있으면 결국 정부가 무릎을 꿇을 것이라는 메시지로 가지 않느냐"며 "절대 그런 게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2∼3주보다 훨씬 더 지속 가능한 비상진료체계 대응이 유지가 되도록 정부가 가능한 모든 수단과 지원을 하겠다"며 "이런 부분들이 정착되면 그동안 우리가 그렇게 하고자 했던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와 정부 모두 장기전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환자들의 속만 타들어 가고 있다.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한국루게릭연맹회 등 6개 중증질환 환자단체는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형국"이라며 "중증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강대강으로 대치하는 정부와 의사단체들은 즉각 이 사태를 멈추고 대화와 해결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전공의단체 간부, 임시총회서 "1년 이상 갈 수 있어"…환자 고통 외면
21일 오전 인천의 한 대학병원 접수창구 앞이 붐비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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