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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누르니 식탁이… 미분양 우려에 불붙는 `특화설계`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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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리모컨 활용 가구 재배치
삼성 '넥스트 라멘 구조' 선봬
버튼 누르니 식탁이… 미분양 우려에 불붙는 `특화설계`경쟁
현대건설이 새로 개발한 특화 평면 'H 트랜스포밍 월&퍼니처Ⅱ' 모습. 리모컨을 통해 대형 수납장을 이동시키고, 벽에 매립돼 있는 다이닝 테이블과 의자를 재배치해 하나의 공간을 다양한 형태로 쓸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이 극대화 된다. <현대건설 제공>

건설업계가 아파트 특화설계 경쟁에 나서고 있다. 분양시장 호황기에는 아파트 입지를 강조하며 상품 투자에는 그리 공들이지 않았는데, 최근 미분양 증가가 다시 우려되면서 특화 평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10년대 초 부동산 침체 당시 건설사들이 4베이 평면 구조를 선보였던 것과 흡사한 모습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버튼 하나로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H 트랜스포밍 월&퍼니처Ⅱ'를 선보였다. 이를 활용하면 리모컨을 통해 대형 수납장을 이동시키고, 벽에 매립돼 있는 다이닝 테이블과 의자를 재배치해 하나의 공간을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현대건설은 H 트랜스포밍 월&퍼니처Ⅱ를 내년 상반기 분양 예정인 서울 강서구 '힐스테이트 등촌역' 유상옵션으로 처음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지난 8월 '넥스트홈'과 '홈닉'을 공개하며 미래형 주거 패러다임 비전을 제시했다. 넥스트홈은 거주자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집 내부 공간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대부분 아파트에 적용된 벽식 구조는 벽이 고정돼있어 내부 공간을 바꾸는 것이 어렵다는 제한이 있다. 또 진동이 벽을 타고 아래층으로 전달돼 층간소음에도 취약한 편이다.

삼성물산이 개발한 넥스트 라멘구조는 집 내부 기둥을 세대 외부로 뺀 형태의 새로운 평면 구조다. 이를 활용하면 아파트 내부 공간은 넓어지고, 외관 디자인은 차별화할 수 있게 된다. 또 세대 내 벽체도 모듈형 조립식으로 제작해 이동과 재설치도 가능하다. 삼성물산은 연말 시공사 선정을 앞둔 경기 과천 주공10단지 재건축에 넥스트홈을 적용할 계획이다.

대우건설도 리모델링 아파트 전용 특화 평면을 리뉴얼해 지난달 공개했다. 대우건설은 리뉴얼을 통해 '세대분리형 평면'을 선보였다. 세대분리형 평면은 아파트 한 채를 두 개의 거주공간으로 나눠 현관·욕실과 주방 등을 독립시킨 구조를 말한다. 이를 활용하면 '한지붕 두가족' 형태 활용이 가능하며 일부 공간을 원룸·소형 아파트 형태로 분리해 전·월세를 따로 놓고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새 아파트 특화 평면을 잇따라 내놓는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다.
부동산 호황기에는 입지만 강조해도 분양 완판이 가능했지만, 침체기에는 아파트 상품성이 중요해진다. 앞서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에선 1순위 마감 실패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10월 이후부터는 동대문구·강동구·동작구에 나온 주요 단지들이 흥행에 실패해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호황기에는 분양만 하면 곧바로 완판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 아파트 상품성 개선 노력을 요구받지 않았지만, 최근 분양시장이 다시 꺾이기 시작하면서 상품성 개선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현재 아파트 시장 '대세'로 평가받는 4베이 평면 구조도 2010년대 초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평면"이라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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