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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ELS`에 노후자금을?… 투자권유 은행 겨눈 이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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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사 상대로 '현미경 조사'
"고령자에 잘 설명했는지 의문"
사실 확인땐 책임 분담 강조
고위험 `ELS`에 노후자금을?… 투자권유 은행 겨눈 이복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이 노후자금을 갖고 창구를 방문한 고객에게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라고 권유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ELS가 신탁 형태로 퇴직연금 상품에도 담길 수 있어 퇴직연금 운용 정황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상품은 원금손실이 가능한 고위험 상품이다. 수익률의 기준인 홍콩H지수가 불과 5년 전 폭락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를 노후자금 운용에 활용하라고 권유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홍콩H지수는 지난 2016년도에 불과 몇 개월 사이에 49.3% 폭락한 전례가 있고, 2018년도에도 폭락한 적이 있는 기초 지수다"며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창구에 노후자금을 맡기려 찾아온 고령 고객에게 그런 부분을 제대로 설명했는지 의문이다"고 전했다.

특히 이 원장은 "특정 은행에 쏠림 현상이 지나치다보니 사실관계를 좀 빨리 점검하는 것이 필요해 검사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시장이 소화한 19조원어치 ELS 중 8조원어치를 1개 은행에서 가져간 쏠림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증권사들은 아예 한도가 없다. 증권사는 노후 자금을 갖고 창구를 찾는 고객이 없어 못 판 것이다"며 은행 창구 특성을 문제의 원인으로 꼬집었다.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은행을 찾는 고객을 대상으로 수익률에 치중해 노후자금을 투자하라고 권유했다면 책임을 분담해야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이 원장은 "노후 자금을 갖고 신뢰와 권위의 상징인 은행 창구로 찾아오는 소비자들께 어떻게 조치를 해야 되는지에 대해 은행 쪽에서도 적합성 원칙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이를 감안하면 지금처럼 100% 소비자 피해 조치가 완료됐다는 식의 언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인공지능(AI)봇이나 앱 등 고령층이 이용하기 어려운 플랫폼 투자를 창구에서 돕겠다며 본인을 따라하라는 식의 영업행태도 문제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기예금을 재투자한 경우 창구에서 노후 생계 목적에 맞는 상품을 권유하면서 '이렇게 이렇게 한 다음 제가 (인터넷에서)바로바로 눌러드릴 테니까 옆에서 따라서 눌러주세요'라는 방식을 활용했다는 것도 문제될 수 있다"며 "이렇게 투자를 도운 것은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한 비대면 투자 행태와 다르다. 그런 다양한 경우의 수를 보겠다"고 지적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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