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강현구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진행된 A(77) 씨에 대한 살인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A씨가 앙심을 품고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재판부에 이같이 요청했다.
검찰은 "A씨가 범행 전 거주지 건물의 CCTV 전원을 차단하고, 자신 소유의 화물차 블랙박스를 끄고 건물 현관 앞에 주차한 뒤 B씨를 2시간가량 기다리다가 오전 7시쯤 피해자가 출근하기 위해 건물 밖으로 나오자 차 안에 있던 일본도를 꺼내 휘둘렀다"며, "A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씨의 변호인은 계획범죄가 아닌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해자와 오랫동안 안 좋은 감정이 쌓여 있었고 당일 주차 시비가 붙어 범행한 것"이라며 "블랙박스를 껐다는 이유만으로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변론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고령이고 장기간 수형을 감당하기 어려운 77세의 고령"이라며 "범행을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을 참작해 최대한 선처해달라. 피해자 유족에게도 사죄의 뜻을 전달했고,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 22일 오전 7시쯤 경기도 광주시 행정타운로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이웃주민 B(남·55) 씨와 주차 문제로 다투다가 '일본도'로 불리는 진검을 휘둘렀다.
B씨는 A씨가 휘두른 진검에 손목이 절단되는 등 크게 다쳐 과다출혈로 인한 심정지 상태에서 닥터헬기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이에 경찰은 당초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했다가 살인 혐의로 변경했다. 당시 A씨가 휘두른 일본도는 길이가 101㎝에 달했다. A씨는 2015년 소지 허가를 받아 자신의 집 벽면에 전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 가족에게 죄송하다. 어떤 이유를 대도 마음이 풀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기일은 오는 10월 12일이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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