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발행(STO) 시장의 법제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달 중 관련 제도 도입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발의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입장에서도 새 먹거리로 기대하며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수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13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입법 공청회에서 "법안 발의 시 신속한 입법을 위한 국회 논의를 지원할 것"이라며 "(법안 통과) 이후 시행령이 바로 입법례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 투자 대상을 '음식', 증권거래방식을 '그릇'에 비유하며 "많은 업권에서 STO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이지만, 단순히 그릇을 더 많이 쓰게 하는 것(수익확장)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양질의 상품)을 발굴하는 것에 집중해달라"고도 주문했다.
STO는 분산원장 기반의 증권을 새로 허용하는 것인 만큼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하다. 법 개정의 주요 골자는 분산원장 허용,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신설, 장외거래 중개업자 신설 등이 될 예정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달 중 STO 제도 도입을 담은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이후 올해 정기국회를 거쳐 연내 통과가 목표다. 시행은 개정안 공포 1년 후다. 법안 처리 전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사업 추진도 고려하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투자성 있는 상품을 중개해 초기 시장을 선점하고 향후에는 직접 상품 소싱에 참여, 토큰증권을 발행하는 등 수익 다각화를 기대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관련 업권과 구성한 토큰증권 협의체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시어티브'를 비롯해 신한투자증권의 'STO얼라이언스', 한국투자증권 'ST 프렌즈' 협의체, KB증권의 'ST 오너스', NH투자증권의 'STO비전그룹' 등 다양한 협의체가 합종연횡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내에 토큰증권 거래 기능을 포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플랫폼에서 모든 투자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 신규 고객 유입 및 기존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는 복안이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거래가 어려웠던 다양한 비정형적 권리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드에서 모두 시장 확대가 기대돼 자본시장 활력 제고 차원에서 기여할 것으로 보이며, 입법 논의까지 신속하게 이뤄져 글로벌 표준과 비교해도 앞선 속도"라고 진단했다.윤창현 디지털자산특별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시티은행은 2030년까지 글로벌 STO 시장이 5조달러(약 6500조원)까지 규모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면서 "이에 발맞춰 관련 법 규제를 정립하고 'K-룰'을 만들어 우리나라가 디지털분야 글로벌 강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하연기자 summer@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STO 관련 입법 공청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신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