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 진단기업 파나진 인수
계열사 무려 43개 '무서운 확장'
위·간·대장암 신약 등 개발도
세계 최대 제약시장 '美 진격'
계열사 무려 43개 '무서운 확장'
위·간·대장암 신약 등 개발도
세계 최대 제약시장 '美 진격'
국대 바이오벤처 기업의 글로벌 진출 기세가 무섭다. HLB가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서 간암 신약 허가에 도전한 데 이어 암 진단 영역까지 확장해 암 진단부터 치료까지 원스톱 사업을 펼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HLB그룹은 최근 분자진단 기업 파나진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가 43개로 늘어났다. 그 중 상장사만 9곳에 달한다. HLB그룹은 항암 분야에 강점이 있는 바이오 기업이다. 개발 중인 항암 신약은 위암, 간암, 선양암, 대장암으로, 다른 암종으로도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다.
HLB 관계자는 파나진 인수와 관련해 "회사 내에 알코올 스왑, 체외진단키드 등을 공급하는 헬스케어사업부가 있는데, 코로나가 끝이 났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항암 진단에서 성장 가능성을 봤다"면서 "항암 신약 개발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 과정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나진은 인공 유전자인 PNA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HLB 헬스케어 사업부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파나진은 바이오마커를 타깃한 분자 진단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으로, 지난해 유한양행과 파트너십을 맺고 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에 대한 동반진단 의료기기(파나뮤타이퍼 R EGFR)를 개발하고 있다. 연매출은 2020년 162억6690억원으로 고점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 156억원, 지난해 141억원으로 줄었다.
HLB는 헬스케어 사업확장과 동시에 기존 항암 신약개발과 판매에도 전념한다는 전략이다. 이달 HLB는 FDA(미국 식품의약국)에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에 대한 NDA(신약허가 신청)를 했다. 2004년 신약후보물질로 처음 개발한 리보세라닙이 19년만에 공식적인 신약 허가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HLB는 '리보세라닙'을 신약 후보물질 임상 과정에서 기술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임상 3상까지 직접 수행해 승인까지 진행했다. 대기업 수준의 자금력을 갖추지 못한 바이오벤처 기업으로서 통큰 베팅을 한 것이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그 바탕에 있다. HLB는 리보세라닙 간암 신약 임상 성공 이후 리보세라닙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며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HLB는 국내 바이오기업 중 M&A(인수합병)을 가장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회사로도 꼽힌다. M&A로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성장동력을 빠르게 확보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 파나진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HLB헬스케어사업부는 체외 진단 의료기기 업체 에프에이를 흡수합병한 사업부다.
HLB는 2020년에 면역치료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이뮤노믹 테라퓨틱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뮤노믹은 피부암과 간암, 위암 등 7가지 암에 대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며,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HLB 관계자는 "미국 자회사 중 이뮤노믹테라퓨틱스가 교모 세포종, 카티 세포치료제(면역 T세포를 추출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제) 등 여러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데 모두 항암제 계열"이라면서 "암 진단 기술과 연계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했다.
HLB는 M&A를 통해 기업가치 상승도 기대하고 있다. 27일 기준 HLB는 시가총액 3조8682억원으로 코스닥 상장 기업 중 5위 수준이다.
향후 M&A 추진과 관련해 HLB관계자는 "일주일에 몇 건씩 인수 관련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면서도 "투자심의위원회와 HB인베스트먼트에서 검토하고 IR팀에서 협의를 하는 과정을 거쳐 인수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확정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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