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추억의 인물 있다면 어디든… 넘사벽 섭외력 뽐내지

입력: 2023-06-19 18:45 박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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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연예부기자 출신 2人 채널 운영
반짝 스타·밈 주인공 희로애락 전해
420개 영상 누적조회수 4억4000만회

[THE INFLUENCER] 추억의 인물 있다면 어디든… 넘사벽 섭외력 뽐내지

화제의 인물 인터뷰 유튜버 '근황올림픽'

'TV만 틀면 나오던 왕년의 그 스타, 지금은 어디서 뭘 하며 살고 있을까?'

'최신 유행 인터넷 밈(meme) 속 이 사람, 대체 누구일까?' 궁금하지만 도무지 답을 찾아내기 쉽지 않은 이런 질문들에 속 시원한 답을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이 있어 화제다. 바로 '근황올림픽'이다.

근황올림픽은 과거 활동했던 추억 속 스타나 화제의 인물들을 찾아가 최근 근황을 묻는 인터뷰 콘텐츠로 두터운 구독자층을 확보한 유튜브 채널이다. 전직 연예부 기자 출신 '준이'(본명 정준화)와 '택이'(본명 박현택)가 함께 운영하는 채널로, 현재까지 △1990년대를 주름잡던 서울대 출신 주연배우 윤동환 △국가대표 농구선수 출신 주한찬 △그룹 육각수 출신 조성환 △걸그룹 쥬얼리 출신 하주연 △'무야호' 인터넷 밈을 탄생시킨 최규재 △'왕간다' 댄스로 유튜브를 뒤흔든 강고연 등의 근황을 영상에 담아냈다. 유명인사의 지인을 찾아주던 KBS의 'TV는 사랑을 싣고'와 추억의 가수를 소환해내던 JTBC의 '슈가맨'을 연상케 하는 이 채널은 대중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동시에 추억과 공감을 선사하며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K-컬처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월 첫 영상을 게재하며 활동을 시작한 근황올림픽은 시작부터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6개월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1년 만에 30만 명을 돌파했다. 2년 만인 2021년 7월에는 50만 명의 고지마저 넘어서며 대형 채널로 발돋움했다.

현재 근황올림픽이 보유한 구독자 수는 72만 명, 420여 개 동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4억4400만 회에 달한다. 채널의 대표 영상 '목소리 고민남을 만나다', '14인치 근육녀를 만나다', '전생소년을 만나다' 등은 모두 650만 회가 넘는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2020 뉴미디어 콘텐츠상'(문화체육관광부 주최·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에서 작품상을 받은 바 있고, '피식대학', '와그티비'와 같은 대형 유튜브 채널들이 패러디를 시도하는 '대세 중의 대세' 근황올림픽. 그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근황올림픽은 반가운 추억의 인물들을 소환해내는 '추억 놀이터'이자 최근 화젯거리인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핫 플레이스'로서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얻고 있다"라고 말한다.

실제 근황올림픽은 '미친 섭외력'을 발휘해 의외의 인물들을 카메라 앞으로 끌어내고 그들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담백하게 영상에 담아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존 자료를 짜깁기하거나 '카더라'식 썰풀이 콘텐츠로 인기를 끄는 기존 연예 정보 채널들과 달리 직접 발로 뛰고 만나 진짜 이야기를 전하는 채널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택이와 준이는 화제의 인물이 있는 곳이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찾아가는 열정으로 유명하다.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지난 수십 년간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졌던 유명 스타부터 인터넷상에서 단 몇 초짜리 밈으로 반짝 뜬 무명의 조연 배우나 일반인들까지. "어떻게 이런 사람을 섭외했지?"라는 질문이 절로 나오는 인물들을 카메라 앞에 세우고 자극적인 가십 거리가 아닌 인생의 희로애락이 짙게 묻어나는 진정성 있는 이야기들을 끌어낸다. 구독자들은 근황올림픽 영상들이 단순 재미뿐 아니라 깊은 감동과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선사하기에 즐겨 찾게 된다고 말한다.

근황올림픽은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를 선보이며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도 하다. 행정안전부의 국민안전 채널 '안전한TV'와 협업으로 제작 중인 '생존자를 만나다' 시리즈는 과거 대형사고를 경험한 이들의 현재 근황을 인터뷰에 담는 콘텐츠다.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대구 지하철 폭발 사고 등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직접 당시 상황과 그 후 변화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해주는 이 영상들은 그 어떤 캠페인보다 더 설득력 있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것으로 평가받으며 큰 지지를 얻고 있다.

반가운 근황과 따뜻한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전하며 깊은 울림을 안겨주고 있는 근황올림픽. 앞으로 또 어떤 사람 냄새 풀풀 나는 흥미로운 콘텐츠들로 대중과 스타를 이어주는 단단한 징검다리 역할을 이어갈지, 앞으로의 활동에도 거는 기대가 크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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