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한참 전부터 이런 상황입니다. 그나마 1층은 대로변이라 유동인구가 있으니 영업을 하지만, 2층부터는 새벽에도 아예 문을 열지 않은지 꽤 됐어요."(남대문시장 내 경매로 나와있는 상가 내 1층 상인)
과거 수입상가로 유명했던 남대문 바로 앞 옛 대한화재 건물(현 에티버스타워). 지하 수입상가 일부가 통경매로 나왔다. 현장을 찾아가보니 늘 사람이 바글바글했던 지하 2~3층은 아니었다.
지하 1층 일부에 입구가 따로 나뉘어져 있는 46개의 상가가 묶여서 경매로 나온 것이다.
남대문시장의 상가 경매 물건은 이 뿐만이 아니다. 남대문시장 내 집합상가 여러 군데가 경매일정이 잡혀있는 것으로 확인돼 현장을 가보니 아예 상가로 통하는 입구의 문을 잠궈놓고 영업조차 하지 않는 곳이 적지 않았다.
19일 경매업계 등에 따르면, 남대문시장 일대인 서울시 중구 남창동 일대 근린시설 4건의 경매일정이 조만간 도래한다. 이 중에는 무려 6번이나 유찰된 건도 있다.
우선 서울 중구 남창동 51-1 일대의 에티버스타워 지하 1층의 숭례문수입상가 내 점포 등 46개실이 오는 21일 3번째 경매장에 오른다.
작년 9월 사건이 접수된 후 올해 4월 첫 경매에 나왔던 물건이다.
감정가는 155억 4300만원으로 시작했지만, 이미 2번 유찰된터라 이번 3회차 최저입찰가는 99억4752만원부터 시작이다. LDK홀딩스가 일괄 매입해 전체를 리모델링해 작년 8월부터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에서는 물건이 크고 금액도 상당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남창동 46-29 일대 퀸프라자 상가는 일괄매각으로 나와있는 물건이다.
오는 7월 6일 3번째 경매에 오른다. 감정가는 106억3480만원이지만 2회 유찰로 입찰최저가는 68억627만원이다.
등기부상 근저당은 없고 4형제가 부모로부터 토지 및 건물 전체를 상속받아 경매에 나온 물건이지만, 현재 임차인이 60여명 정도 있는 상태라 낙찰시 임차인 단체 명도진행도 염두에 둬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소액으로 접근할 수 있는 남창동 31-14 일대의 남대문시장 내 F동 상가는 무려 6회나 유찰된 물건이다.
감정가는 1억 3400만원으로 다음달 4일 7회차 최저입찰금액은 4425만원이다.
애초 작년 11월 2회차에서 감정가의 111%인 15억원에 낙찰됐으나 미납돼 다시 경매가 진행 중인 물건이다.
이 외에도 남창동 46-19 일대의 상가가 새롭게 경매에 나왔다.
남대문시장길 대도아케이드 상가로 감정가 112억6339만원이며 다음달 6일 첫 경매장에 오른다.
업계에서는 이들 물건의 낙찰을 그리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현재 투자수익률과 공실률 지표가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남대문 일대 집합상가 투자수익률은 지난해 4분기 0.68로 전분기 대비 0.26%p 내려갔으나, 올해 1분기에는 0.73으로 0.04%p 오르며 약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공실률은 작년 4분기 1.7%에서 올해 1분기 1.4%로 0.3%p 하락했다. 빈 점포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수치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아직 영업 중인 상가라면 임대수익 등을 기대할 수 있으니 그나마 낙찰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아예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태의 상가의 경우 유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집합상가이기 때문에 단체 명도진행 여부도 걸림돌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근저당 등이 없어 권리관계가 깨끗한 물건이라도 임대 및 전대차 계약의 명도 절차가 쉽지 않아 낙찰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수익률이 나올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글·사진=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평일 낮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 몇몇 1층 상가마저 문이 닫혀있는 남대문시장 내 상가 모습. 사진 이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