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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온상 태양광`…기업 특혜 봐주고 대표자리 꿰찬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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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 변경 도와준 공무원 과장
태안안면클린에너지 대표 취임
전북대 교수는 허위허가권 장사
1억 유령회사로 636억 수익 노려
`비리온상 태양광`…기업 특혜 봐주고 대표자리 꿰찬 공무원
태안 안면도 태양광 개발사업 부지. 연합뉴스

`비리온상 태양광`…기업 특혜 봐주고 대표자리 꿰찬 공무원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신산업과장 출신 김모씨는 2020년 11월 '태안안면클린에너지'의 대표이사로 화려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이 회사가 겪고 있던 사업상 어려움, 소위 '민원'을 해결해준 대가였다.

이 회사는 충남에서 민간 주도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300MW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개발행위허가 등을 담당하는 충남 태안군의 반대로 사업부지 전용이 막혔다. 사업부지 3분의1을 초지(목장용지)가 차지하고 있었는데, 자치단체장이 중요 산업시설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초지 전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사업 계획을 변경하거나 태안군을 설득하는 대신, 중앙부처의 유권해석을 통해 지자체를 찍어누르기로 했다. 태안안면클린에너지는 2018년 평소 알고 지내던 김 과장으로부터 그의 행시 동기 A과장을 소개받았다. 그리고 "우리가 추진 중인 태양광 시설에 대해 초지 전용이 가능한 시설인 것으로 중앙부처에서 판단해달라"고 청탁했다.

이듬해인 2019년 A과장과 그의 부하직원 B사무관은 이 회사의 태양광 시설을 중요 산업시설로 유권해석하는 공문을 태안군에 보냈다. 앞서 2018년 산지관리법 개정으로 중요 산업시설에서 태양광을 제외하는 것으로 바뀌었음에도 근거 없는 월권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초지를 잡종지로 변경해도 된다'는 산자부의 유권해석을 받아든 태안군은 300MW 규모 태양광 사업에 대한 개발 행위를 허가했다. A과장은 이 회사 협력업체 전무로 재취업했다.

김 과장(김 대표)는 태안군 공무원으로부터 이 사업의 종료 후 원상복구 조건을 면제받았다. 초지전용 담당부서와 협의를 하지 않았으면서 가짜 원상복구계획을 제출했고, 최종 개발행위허가 공문에는 원상복구 조건이 빠졌다.

감사원은 해당 부지가 초지에서 잡종지로 지목이 바뀌면서 공시지가만 100억원이 뛰었고, 원상복구 비용 7억 8000만원도 챙겼다고 밝혔다. 태안안면클린에너지는 지난 2022년 4월 발전소 착공에 들어가 올해 하반기 상업 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비리는 다양했다. 한 마디로 비리 백태였다. 전북대 C교수는 사업을 착공할 생각도 없으면서 허위 서류를 꾸며 풍력사업 허가권을 얻고, 이를 매각해 천문학적인 투자 수익을 얻으려다 검찰에 넘겨졌다. C교수는 전북에 100㎿ 규모 풍력사업을 추진하겠다면서 가족 명의 업체를 내세웠다. C교수는 풍력 분야의 모 권위자가 이 회사의 주식 100%를 소유했다며 주주 명부를 조작했고, 투자기관의 의향과 관계없이 마음대로 작성한 투자계획을 근거로 문재인 정부의 사업 허가를 따냈다.

이어 사실상 가족 소유인 사업시행사(SPC)를 설립한 뒤, SPC에 C교수 회사의 발전사업을 넘기는 인가를 신청하면서 개발비와 자금조달 계약을 부풀려 산정했다. C교수는 이런 수법으로 단 1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SPC를 해외업체에 5000만 달러(약 636억원) 가격으로 매각하는 계약까지 체결했다. 착공조차 않고 사업권 매각으로만 600배 이상 수익을 챙길 뻔 했던 것이다.


다행히 이 해외업체는 주식취득 인가를 신청했다가 논란이 일자 SPC 인수를 철회했다.
산업부는 감사 기간 중이던 2022년 12월 SPC의 양수 인가를 철회했다.

허위 기술평가서를 제출해 국고보조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도 이번 감사에서 적발됐다.

D사는 2020~2021년 3차례에 걸쳐 산업부가 총괄하는 스마트계량기 보급사업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총 사업비의 50%에 해당하는 사업자 자부담금을 보유 기술(현물)로 충당할 계획을 세웠다. 기술평가 자격도 없는 업체에 기술감정 평가를 맡겼고, 이 업체는 D사가 원하는 대로 기술평가액을 훨씬 부풀린 감정서를 써줬다. D사는 2020년 1·2차 사업에서 75억원가량 부풀린 158억원짜리 기술 감정서를 자부담금 증빙으로 제출했다.

D사는 2021년 3차 사업에서는 한층 대담한 기술 부풀리기를 자행했다.

3차 사업의 총 사업비는 1500억원으로 1·2차에 비해 규모가 컸고 , 자부담금은 700억여원으로 훨씬 많았다. 이에 D사는 기존에 158억원으로 과다 평가받은 기술을 이번엔 1000억원으로 재평가해줄 것을 요구했다.

75억원짜리 기술을 13배나 부풀려달라는 요청에, 기술평가업체는 수차례 거절했지만 결국 D사의 지속적인 요청에 의견서 형식으로 허위 평가서를 작성해줬다. D사는 이를 증빙으로 제출해 사업자로 선정되는 데 성공했다. 이런 수법으로 D업체가 부당 수령한 보조금은 총 5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감사원은 보고 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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