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90% 이상 문제 안돼
공개당일 대차거래금액 급증
'투기수요 억제' 취지 벗어나
"공매도 순기능만 훼손" 우려
공개당일 대차거래금액 급증
'투기수요 억제' 취지 벗어나
"공매도 순기능만 훼손" 우려
공매도 공시제가 시행 초기부터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 공매도를 하는 주체는 드러나지 않고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증권사만 드러나 불공정거래와 투기수요를 잡겠다는 당초 취지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공매도 공시제 시행으로 공매도 주체가 처음 공개된 지난 5일 대차거래 체결 금액은 89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공매도 공시제가 시행된 이래 1일 7517억원, 4일 3298억원으로 급감했으나 막상 실제 공개가 이뤄진 당일에는 다시 세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시행된 공매도 공시제는 공매도 잔고를 상장주식 총수 대비 0.5% 이상 보유한 투자자는 이를 3거래일 안에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공매도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빌려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며, 공매도 매도세가 몰리면 주가 하락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매도 잔고가 높은 종목은 유의가 필요하다.
당초 시장에서는 공시제로 공매도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공매도 대차잔고는 지난달 1일 기준 51조원에서 지난 4일 48조3000억원으로 2조70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준 공매도 거래대금 역시 유가증권시장 6.3%, 코스닥시장 1.9%였으나 각각 4.6%, 1.0%로 줄었다. 그러나 막상 실제 공개가 이뤄지자 다시 증가하는 양상이다.
대차잔고 상위 종목으로 꼽혔던 코스피 종목들의 잔고 규모는 대체로 소폭 줄어들었으나 큰 변화는 없었다. 5일 대비 6일 대차잔고 상위 종목의 대차잔고 비중은 OCI(11.92%→12.00%), 호텔신라(10.59%→10.50%), 삼성중공업(9.37%→9.35%), 현대상선(6.63%→6.61%), 코스맥스(6.23%→6.07%), 두산인프라코어(5.65%→5.47%), 하나투어(5.56%→5.47%), SK증권(5.31%→5.17%) 등의 변화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선 셀트리온(9.35%→9.28%), 메디포스트(5.64%→5.62%), 바이로메드(5.39%→5.33%), 씨젠(5.25%→5.24%), 카카오(4.92%→4.85%), 파라다이스(4.74%→4.72%) 등도 이 비중이 높았다.
업계에서는 공매도를 하는 실주체가 드러나지 않고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증권사만 드러나기 때문에 오히려 공매도 세력이 명분을 얻어 더 활발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가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수익은 스왑계약 등을 통해 헤지펀드가 가져가는데 현재 공시제도는 중간에서 공매도를 대행하는 증권사만을 공개하고 있다"며 "이마저 공개된 증권사가 외국계 증권사가 90% 이상이기 때문에 공매도 사실을 공시한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차잔고 상위 종목 일부의 대차잔고 비중은 오히려 늘었다. 코스닥 종목 중 대차잔고 규모 1위였던 셀트리온의 경우 5일 대차체결량이 23만3396주로 지난 1일 4만4850주, 4일 5만5281주 대비 큰폭으로 올랐다. 5일 대차잔고주수도 1939만2992주로 4일 1926만7977주 10만여 주가 늘었다.
공시제가 오히려 공매도의 순기능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를 들어 공매도 포지션을 보고 추종세력이 생기거나 특정 투자자와 기관의 전략을 보고 이를 공격해 역으로 수익을 내보려는 시도가 나오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은 "공매도는 명백히 투자기법의 하나고 그 자체로 순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주가를 조작하는 불공정거래 세력을 미연에 차단하고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한 당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공매도를 제한할 것이 아니라 불공정거래 세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공매도 공시제 시행으로 공매도 주체가 처음 공개된 지난 5일 대차거래 체결 금액은 89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공매도 공시제가 시행된 이래 1일 7517억원, 4일 3298억원으로 급감했으나 막상 실제 공개가 이뤄진 당일에는 다시 세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시행된 공매도 공시제는 공매도 잔고를 상장주식 총수 대비 0.5% 이상 보유한 투자자는 이를 3거래일 안에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공매도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빌려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며, 공매도 매도세가 몰리면 주가 하락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매도 잔고가 높은 종목은 유의가 필요하다.
당초 시장에서는 공시제로 공매도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공매도 대차잔고는 지난달 1일 기준 51조원에서 지난 4일 48조3000억원으로 2조70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준 공매도 거래대금 역시 유가증권시장 6.3%, 코스닥시장 1.9%였으나 각각 4.6%, 1.0%로 줄었다. 그러나 막상 실제 공개가 이뤄지자 다시 증가하는 양상이다.
대차잔고 상위 종목으로 꼽혔던 코스피 종목들의 잔고 규모는 대체로 소폭 줄어들었으나 큰 변화는 없었다. 5일 대비 6일 대차잔고 상위 종목의 대차잔고 비중은 OCI(11.92%→12.00%), 호텔신라(10.59%→10.50%), 삼성중공업(9.37%→9.35%), 현대상선(6.63%→6.61%), 코스맥스(6.23%→6.07%), 두산인프라코어(5.65%→5.47%), 하나투어(5.56%→5.47%), SK증권(5.31%→5.17%) 등의 변화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선 셀트리온(9.35%→9.28%), 메디포스트(5.64%→5.62%), 바이로메드(5.39%→5.33%), 씨젠(5.25%→5.24%), 카카오(4.92%→4.85%), 파라다이스(4.74%→4.72%) 등도 이 비중이 높았다.
업계에서는 공매도를 하는 실주체가 드러나지 않고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증권사만 드러나기 때문에 오히려 공매도 세력이 명분을 얻어 더 활발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가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수익은 스왑계약 등을 통해 헤지펀드가 가져가는데 현재 공시제도는 중간에서 공매도를 대행하는 증권사만을 공개하고 있다"며 "이마저 공개된 증권사가 외국계 증권사가 90% 이상이기 때문에 공매도 사실을 공시한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차잔고 상위 종목 일부의 대차잔고 비중은 오히려 늘었다. 코스닥 종목 중 대차잔고 규모 1위였던 셀트리온의 경우 5일 대차체결량이 23만3396주로 지난 1일 4만4850주, 4일 5만5281주 대비 큰폭으로 올랐다. 5일 대차잔고주수도 1939만2992주로 4일 1926만7977주 10만여 주가 늘었다.
공시제가 오히려 공매도의 순기능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를 들어 공매도 포지션을 보고 추종세력이 생기거나 특정 투자자와 기관의 전략을 보고 이를 공격해 역으로 수익을 내보려는 시도가 나오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은 "공매도는 명백히 투자기법의 하나고 그 자체로 순기능을 갖추고 있다"며 "주가를 조작하는 불공정거래 세력을 미연에 차단하고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한 당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공매도를 제한할 것이 아니라 불공정거래 세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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