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고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터져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서 "정보보호를 위한 보안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투자를 너무 안 했다"고 지적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국외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직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활동을 폭로해 세계를 경악시켰다.
개인정보 보호에 무심했던 사람도 이제는 너나 할 것 없이 예민한 반응이다. 예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한 `파밍` 같은 금융사기 관련 단어가 이제는 일상용어가 됐다.
지난 몇 년간 계속된 이런 분위기 속에 아예 "인터넷이 인류의 문명을 위협한다"고 경고하는 이가 있다.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다.
어산지는 2010년 미국 국무부의 외교 전문 25만여 건 등 엄청난 규모의 1급 기밀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강대국 정보기관의 추적을 피해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은신 중이다.
그는 최근 국내 번역된 책 `사이퍼펑크`(원제: Cypherpunks)에서 "국가와 기업이 대규모 감시와 검열을 벌이고 있는 현재의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세계 문명은 `포스트모던 감시 디스토피아`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의사소통은 감시당하고, 영구적인 기록으로 남고, 끝까지 추적당할 것이 며, 사람들은 모든 상호 관계 속에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식별당하며 이러한 새로 운 시스템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게 될" 세상이 머지않았다고 경고한 것이다.
책은 어산지와 디지털 인권 관련 전문가들의 토론을 담았다. 2012년 6월 어산지의 주도로 이뤄진 토론 동영상이 토대다. 인터넷 검열을 피하기 위한 온라인 익명 시스템인 `토르 프로젝트`의 개발자 제이컵 아펠바움, `유럽 디지털권리`(EDRI) 공동 설립자인 앤디 뮐러마군, 유럽 시민 권리단체 `라 카드라튀르 뒤 네트`의 공동 설립자 제레미 지메르망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어산지는 아이디어와 정보가 자유롭게 떠다니는 인터넷 세상에도 독재 권력이 존재한다고 단언한다. 인터넷의 물리적 기반을 장악하면 사실상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대규모 감시 기술은 갈수록 정교해지는 반면 이에 드는 비용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한 해 동안 독일에서 이뤄지는 모든 통화 내역을 고품질파일로 저장하는 데 드는 비용은 800만 유로(한화 약 119억원)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지메르망은 "공개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든 간에 일단 페이스북에 정보를 공개하면, 여러분은 가장 먼저 페이스북에 그 정보를 제공했다가 그 다음으로 다른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접근을 허용하는 셈"이라고 설명한다.
이 같은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까. 어산지는 "인터넷은 위험한 감시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도구"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암호 기술이 대안이라고 조언한다. "사람들 사이의 암호화 경로들이 맞물리면 국가의 강제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을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책 제목도 이같은 운동을 의미한다. 사이퍼펑크는 사회적, 정치적 변화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암호 기술을 활용하는 사람을 말한다. 암호(cipher)와 저항을 상징하는 펑크(punk)의 합성어다.
어산지도 1990년 이래 사이퍼펑크 운동의 중심인물이었다. 사이퍼펑크 운동 동료와 함께 `인터넷 디스토피아`가 오는 것을 막기 위해 싸워왔다.
그는 "우리 자신을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싸워야 할 시간이 왔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박세연 옮김. 열린책들. 240쪽. 1만4천원.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국외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직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활동을 폭로해 세계를 경악시켰다.
개인정보 보호에 무심했던 사람도 이제는 너나 할 것 없이 예민한 반응이다. 예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한 `파밍` 같은 금융사기 관련 단어가 이제는 일상용어가 됐다.
지난 몇 년간 계속된 이런 분위기 속에 아예 "인터넷이 인류의 문명을 위협한다"고 경고하는 이가 있다.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다.
어산지는 2010년 미국 국무부의 외교 전문 25만여 건 등 엄청난 규모의 1급 기밀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강대국 정보기관의 추적을 피해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은신 중이다.
그는 최근 국내 번역된 책 `사이퍼펑크`(원제: Cypherpunks)에서 "국가와 기업이 대규모 감시와 검열을 벌이고 있는 현재의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세계 문명은 `포스트모던 감시 디스토피아`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의사소통은 감시당하고, 영구적인 기록으로 남고, 끝까지 추적당할 것이 며, 사람들은 모든 상호 관계 속에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식별당하며 이러한 새로 운 시스템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게 될" 세상이 머지않았다고 경고한 것이다.
책은 어산지와 디지털 인권 관련 전문가들의 토론을 담았다. 2012년 6월 어산지의 주도로 이뤄진 토론 동영상이 토대다. 인터넷 검열을 피하기 위한 온라인 익명 시스템인 `토르 프로젝트`의 개발자 제이컵 아펠바움, `유럽 디지털권리`(EDRI) 공동 설립자인 앤디 뮐러마군, 유럽 시민 권리단체 `라 카드라튀르 뒤 네트`의 공동 설립자 제레미 지메르망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어산지는 아이디어와 정보가 자유롭게 떠다니는 인터넷 세상에도 독재 권력이 존재한다고 단언한다. 인터넷의 물리적 기반을 장악하면 사실상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대규모 감시 기술은 갈수록 정교해지는 반면 이에 드는 비용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한 해 동안 독일에서 이뤄지는 모든 통화 내역을 고품질파일로 저장하는 데 드는 비용은 800만 유로(한화 약 119억원)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지메르망은 "공개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든 간에 일단 페이스북에 정보를 공개하면, 여러분은 가장 먼저 페이스북에 그 정보를 제공했다가 그 다음으로 다른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접근을 허용하는 셈"이라고 설명한다.
이 같은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까. 어산지는 "인터넷은 위험한 감시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도구"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암호 기술이 대안이라고 조언한다. "사람들 사이의 암호화 경로들이 맞물리면 국가의 강제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을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책 제목도 이같은 운동을 의미한다. 사이퍼펑크는 사회적, 정치적 변화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암호 기술을 활용하는 사람을 말한다. 암호(cipher)와 저항을 상징하는 펑크(punk)의 합성어다.
어산지도 1990년 이래 사이퍼펑크 운동의 중심인물이었다. 사이퍼펑크 운동 동료와 함께 `인터넷 디스토피아`가 오는 것을 막기 위해 싸워왔다.
그는 "우리 자신을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싸워야 할 시간이 왔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박세연 옮김. 열린책들. 240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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