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만에 7집 앨범 `솔리스타 파트 1` 낸 김범수
펑키ㆍ발라드ㆍ팝ㆍ재즈 등 아울러
가창력보다 가사 내용에 더 중점
이승철ㆍ박진영 등 실력파 총출동
[AM7] 가수 김범수(31)가 독주(獨奏)의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보컬 하나만으로도 독주가 빛났으나, 그것만으로 모자랐는지 음악 전체라는 숲의 독주 가능성을 엿봤다. 그렇게 2년2개월의 숙성 과정을 거쳐 태어난 7집 `솔리스타(Solista) 파트 1`은 겸손을 가장한 숨겨진 그의 실력을 온전히 드러내놓고 있다.
김범수는 솔리스타의 의미에 대해 "현재 대중음악계에서 혼자만으로도 빛을 내는 뮤지션을 일컫는 의미로, 나도 그 쪽을 향해 걸어가고 싶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 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승철이나 박진영, 정엽 등 실력있는 독주자를 이 음반에 참여시켰다. 외형적으로 김범수는 참여 독주자에 대한 배려때문인지 한발짝 물러선 느낌으로 이 앨범의 `조연`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이승철과 함께 부른 듀엣곡 `언젠가는`에서 그는 이승철의 창법을 앞서가지 않으며, 타이틀곡 `지나간다`에선곡을 준 박진영의 요구에 맞췄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는 독주(毒酒)를 마시듯 음반에 진한 독주(獨奏)의 향기를 심었다. 가장 큰 시도는 사운드적으로 프로듀서를 처음 맡은 일이다.
"노래 하나만 생각하지 않았어요. 전체적인 음악 색깔이나 각 트랙의 특징들을 살피려고 했고, 작곡가와의 협력도 고려했죠. 믹싱과 마스터링까지 직접 하다보니, 전반적으로 신경을 쓴 것들이 많았어요."
이를 테면 기타에 강렬한 사운드를 이입하는 디스토션 같은 장치나 일렉트로닉적인 요소도 거의 배제했다. 가창에도 변화를 줬다. 김범수 특유의 하이톤도 줄이고, 대신 말하듯 속삭이듯 간지럽히듯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소리를 최대한 투영했다. 그는 "가창력 보다 가사가 전달
하려는 내용에 더 중점을 뒀다"며 "그래서 소리는 더 거칠고 투박해졌다"고 했다.
"트렌드를 좇을 건인가, 제 음악을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역시 후자가 맞더라고요. 지금까지 천천히 걸어왔는데, 갑자기 뛰면 안되잖아요. (윤)종신이 형은 트위터에 요즘 전형적인 발라드 구성이 사라졌다고 얘기하고, 팬들은 `원목핸드메이드 발라드`를 지켜달라고 하니, 더욱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음반은 펑키, 발라드, 팝, 모던록, 재즈 등 여러 장르를 한데 솎았다. 다양한 장르속에서도 그는 절제와 느림의 미학을 잃지 않는다. `피우든 마시든` 같은 펑키곡에서도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어색함을 이어붙였다. 그는 "우리나라에 없는 가벼운 펑키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음반의 대부분 곡에서 쓰인 코러스 라인은 일품이다. 화성의 흐름을 쉽게 간파하기 어려운 코러스 구조도 그렇지만, 다른 연주자와 호흡을 맞춘 코러스 두께가 귀를 간지럽힐 만큼 화려하기 때문이다.
"악기를 절제하는 대신, 제가 보컬리스트이다보니 제 목소리 보다 다른 목소리들이 재미있게 사운드를 이끌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피우든 마시든` 코러스 라인은 무려 6시간이나 작업한 결과물이에요."
모두 6곡이 실린 새 음반은 `김범수 없는 김범수` 사운드의 향연이다. 그 낯선 어울림이 묘하게 귓전을 때린다.
AM7=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가창력보다 가사 내용에 더 중점
이승철ㆍ박진영 등 실력파 총출동
[AM7] 가수 김범수(31)가 독주(獨奏)의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보컬 하나만으로도 독주가 빛났으나, 그것만으로 모자랐는지 음악 전체라는 숲의 독주 가능성을 엿봤다. 그렇게 2년2개월의 숙성 과정을 거쳐 태어난 7집 `솔리스타(Solista) 파트 1`은 겸손을 가장한 숨겨진 그의 실력을 온전히 드러내놓고 있다.
김범수는 솔리스타의 의미에 대해 "현재 대중음악계에서 혼자만으로도 빛을 내는 뮤지션을 일컫는 의미로, 나도 그 쪽을 향해 걸어가고 싶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 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승철이나 박진영, 정엽 등 실력있는 독주자를 이 음반에 참여시켰다. 외형적으로 김범수는 참여 독주자에 대한 배려때문인지 한발짝 물러선 느낌으로 이 앨범의 `조연`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이승철과 함께 부른 듀엣곡 `언젠가는`에서 그는 이승철의 창법을 앞서가지 않으며, 타이틀곡 `지나간다`에선곡을 준 박진영의 요구에 맞췄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는 독주(毒酒)를 마시듯 음반에 진한 독주(獨奏)의 향기를 심었다. 가장 큰 시도는 사운드적으로 프로듀서를 처음 맡은 일이다.
"노래 하나만 생각하지 않았어요. 전체적인 음악 색깔이나 각 트랙의 특징들을 살피려고 했고, 작곡가와의 협력도 고려했죠. 믹싱과 마스터링까지 직접 하다보니, 전반적으로 신경을 쓴 것들이 많았어요."
이를 테면 기타에 강렬한 사운드를 이입하는 디스토션 같은 장치나 일렉트로닉적인 요소도 거의 배제했다. 가창에도 변화를 줬다. 김범수 특유의 하이톤도 줄이고, 대신 말하듯 속삭이듯 간지럽히듯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소리를 최대한 투영했다. 그는 "가창력 보다 가사가 전달
하려는 내용에 더 중점을 뒀다"며 "그래서 소리는 더 거칠고 투박해졌다"고 했다.
"트렌드를 좇을 건인가, 제 음악을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역시 후자가 맞더라고요. 지금까지 천천히 걸어왔는데, 갑자기 뛰면 안되잖아요. (윤)종신이 형은 트위터에 요즘 전형적인 발라드 구성이 사라졌다고 얘기하고, 팬들은 `원목핸드메이드 발라드`를 지켜달라고 하니, 더욱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음반은 펑키, 발라드, 팝, 모던록, 재즈 등 여러 장르를 한데 솎았다. 다양한 장르속에서도 그는 절제와 느림의 미학을 잃지 않는다. `피우든 마시든` 같은 펑키곡에서도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어색함을 이어붙였다. 그는 "우리나라에 없는 가벼운 펑키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음반의 대부분 곡에서 쓰인 코러스 라인은 일품이다. 화성의 흐름을 쉽게 간파하기 어려운 코러스 구조도 그렇지만, 다른 연주자와 호흡을 맞춘 코러스 두께가 귀를 간지럽힐 만큼 화려하기 때문이다.
"악기를 절제하는 대신, 제가 보컬리스트이다보니 제 목소리 보다 다른 목소리들이 재미있게 사운드를 이끌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피우든 마시든` 코러스 라인은 무려 6시간이나 작업한 결과물이에요."
모두 6곡이 실린 새 음반은 `김범수 없는 김범수` 사운드의 향연이다. 그 낯선 어울림이 묘하게 귓전을 때린다.
AM7=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