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랑프리` 女 기수 역 김태희
촬영 때 눈치없는 건 `선수`…나 바꿔보려 이 작품 선택
CF보다는 연기가 더 욕심느리게, 꾸준히 나아질 것
[AM7] 어느샌가 `예쁘다`는 말의 주인으로 낙점된 김태희(30).
그의 아름다움을 `미의 롤모델`로 삼는 수많은 사람들은 어릴 때 즐겨 상상하던 신비로운 가설까지 더하며 그를 신화의 이미지로 부활시켰다. 이를테면 `김태희는 화장실에 가지 않을거야. 그런 걸 상상한다는 건 미의 여신에게 어울리지 않아`같은 식이다. 최근 그와 마주한 인터뷰 자리에서 자세히 보니, 얼굴 찾기 힘들 정도로 조막만한 사이즈가 눈에 가장 먼저 띄었다.
똑부러진 이목구비는 마주앉은 이의 눈을 내리깔라는 신호같기도 했다. 큰 눈으로 똘망똘망하게 쳐다보거나 가끔 이를 드러낸 채 환히 웃는 모습에선 `쾅쾅`대는 심장 소리가 들킬까봐 조바심을 내야했다. 하지만 `예쁜 김태희`에게도 단점이 있다. 가장 큰 단점은 눈치가 없다는 것. 드라마 `아이리스`의 김태희의 상대 역으로 나온 이병헌은 "센스를 길러라.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충고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제가 사실 눈치가 없어요. 촬영장에서 현장 분위기 못읽는데는 선수에 가까워요. 스태프가 제게 불만이 있는지, 지금 촬영 분위기가 울상인지 아닌지 파악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평소 입을 잘 못 다무는 버릇도 단점이라면 단점. 그래서 `아이리스`에서 냉정한 모습을 연출하기위해 억지로 `입을 다물어야하는` 포즈를 취할 땐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그간 `단점`을 안고 힘겹게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던 김태희가 이번엔 말 그대로 속 편하게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투영한 영화에 출연했다. 영화 `그랑프리`에서 시련을 딛고 결승전에 진출하는 첫 여자 기수역을 맡은 그는 입을 다물 필요도, 센스나 기지를 발휘할 필요도 없다.
"그간 작품을 선택할 땐 너무 지나치게 신중했던 측면이 있었어요. 촬영에 들어가면 한 신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제 자신을 너무 지치게하기도 했죠. 그런 자세를 편하게 바꿔보고 싶어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됐어요. 더 쉽게 더 많은 작품들을 만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 셈이에요."
`그랑프리`는 사고로 말을 잃고 좌절에 빠진 여기수가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 여성 최초로 우승에 도전하는 내용을 그렸다. "배우는 원래 자신의 모습을 최대한 보여주지 말아야 오래간다고 양윤호 감독께서 항상 말씀하셨는데, 사실 전 제 안의 제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제 안에 다양한 인물이 많은 것 같아요. 내성적인 모습을 꺼내 연기할 때 가장 편하긴한데, 다른 모습도 적절히 배합하려고 애쓰거든요."
영화 `중천`에서 말을 타고 떨어진 뒤 다시는 말을 타지 않겠다고 다짐한 김태희는 이번 기수역 캐스팅 제안에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양 감독의 회유로 넘어가긴 했지만, 매일 경마장을 드나들면서 또다시 고통의 나날을 맛봐야했다. 그는 "때린데 또 때리면 아프듯, 매일 말을 타면 엉덩이에 피난다"고 말했다.
`아이리스` 이후 그는 연기에 부쩍 많은 욕심을 부렸다. 시청률 호조에 자신감이 쌓였고, (자신을 몰랐던) 내재된 다양한 캐릭터를 하나씩 꺼내쓰는 재미도 늘었기 때문이다.
"CF 모델로 처음 데뷔했을 때는 예쁜 표정 짓고 있으면 쉽게 나올 줄 알았다가, 어렵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어요. 연기는 더 어려웠어요. 어려운 연기를 하면 할수록 CF를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CF 보다 드라마나 영화가 더 재미있어요. 그래서 작품 사이의 공백을 최소화할 생각이에요."
`예쁜 이미지`와 `실속 연기력` 사이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안고사는 그에게 연기와 그것의 꿈에 대한 얘기가 듣고 싶다고 했다. "제가 기본기를 다진 케이스가 아니어서 한동안 혼란스럽고 힘겨웠어요. 어쨌든 조금씩 발전하고 있고, 거기서 희망을 발견하는 것 같아요. 전 느리지만, 꾸준히 발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이제는 `예쁘다`는 말 보다 `몸매 죽인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누가 그에게 `센스가 없다`고 말했는가. 어쩌면 센스 9단의 막강 실력자에게 우리는 그동안 속고 살았던게 아닐까.
사진=권상효 STUDIO ATLAS
AM7=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CF보다는 연기가 더 욕심느리게, 꾸준히 나아질 것
[AM7] 어느샌가 `예쁘다`는 말의 주인으로 낙점된 김태희(30).
그의 아름다움을 `미의 롤모델`로 삼는 수많은 사람들은 어릴 때 즐겨 상상하던 신비로운 가설까지 더하며 그를 신화의 이미지로 부활시켰다. 이를테면 `김태희는 화장실에 가지 않을거야. 그런 걸 상상한다는 건 미의 여신에게 어울리지 않아`같은 식이다. 최근 그와 마주한 인터뷰 자리에서 자세히 보니, 얼굴 찾기 힘들 정도로 조막만한 사이즈가 눈에 가장 먼저 띄었다.
똑부러진 이목구비는 마주앉은 이의 눈을 내리깔라는 신호같기도 했다. 큰 눈으로 똘망똘망하게 쳐다보거나 가끔 이를 드러낸 채 환히 웃는 모습에선 `쾅쾅`대는 심장 소리가 들킬까봐 조바심을 내야했다. 하지만 `예쁜 김태희`에게도 단점이 있다. 가장 큰 단점은 눈치가 없다는 것. 드라마 `아이리스`의 김태희의 상대 역으로 나온 이병헌은 "센스를 길러라.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충고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제가 사실 눈치가 없어요. 촬영장에서 현장 분위기 못읽는데는 선수에 가까워요. 스태프가 제게 불만이 있는지, 지금 촬영 분위기가 울상인지 아닌지 파악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평소 입을 잘 못 다무는 버릇도 단점이라면 단점. 그래서 `아이리스`에서 냉정한 모습을 연출하기위해 억지로 `입을 다물어야하는` 포즈를 취할 땐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그간 `단점`을 안고 힘겹게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던 김태희가 이번엔 말 그대로 속 편하게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투영한 영화에 출연했다. 영화 `그랑프리`에서 시련을 딛고 결승전에 진출하는 첫 여자 기수역을 맡은 그는 입을 다물 필요도, 센스나 기지를 발휘할 필요도 없다.
"그간 작품을 선택할 땐 너무 지나치게 신중했던 측면이 있었어요. 촬영에 들어가면 한 신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제 자신을 너무 지치게하기도 했죠. 그런 자세를 편하게 바꿔보고 싶어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됐어요. 더 쉽게 더 많은 작품들을 만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 셈이에요."
`그랑프리`는 사고로 말을 잃고 좌절에 빠진 여기수가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 여성 최초로 우승에 도전하는 내용을 그렸다. "배우는 원래 자신의 모습을 최대한 보여주지 말아야 오래간다고 양윤호 감독께서 항상 말씀하셨는데, 사실 전 제 안의 제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제 안에 다양한 인물이 많은 것 같아요. 내성적인 모습을 꺼내 연기할 때 가장 편하긴한데, 다른 모습도 적절히 배합하려고 애쓰거든요."
영화 `중천`에서 말을 타고 떨어진 뒤 다시는 말을 타지 않겠다고 다짐한 김태희는 이번 기수역 캐스팅 제안에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양 감독의 회유로 넘어가긴 했지만, 매일 경마장을 드나들면서 또다시 고통의 나날을 맛봐야했다. 그는 "때린데 또 때리면 아프듯, 매일 말을 타면 엉덩이에 피난다"고 말했다.
`아이리스` 이후 그는 연기에 부쩍 많은 욕심을 부렸다. 시청률 호조에 자신감이 쌓였고, (자신을 몰랐던) 내재된 다양한 캐릭터를 하나씩 꺼내쓰는 재미도 늘었기 때문이다.
"CF 모델로 처음 데뷔했을 때는 예쁜 표정 짓고 있으면 쉽게 나올 줄 알았다가, 어렵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어요. 연기는 더 어려웠어요. 어려운 연기를 하면 할수록 CF를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CF 보다 드라마나 영화가 더 재미있어요. 그래서 작품 사이의 공백을 최소화할 생각이에요."
`예쁜 이미지`와 `실속 연기력` 사이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안고사는 그에게 연기와 그것의 꿈에 대한 얘기가 듣고 싶다고 했다. "제가 기본기를 다진 케이스가 아니어서 한동안 혼란스럽고 힘겨웠어요. 어쨌든 조금씩 발전하고 있고, 거기서 희망을 발견하는 것 같아요. 전 느리지만, 꾸준히 발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이제는 `예쁘다`는 말 보다 `몸매 죽인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누가 그에게 `센스가 없다`고 말했는가. 어쩌면 센스 9단의 막강 실력자에게 우리는 그동안 속고 살았던게 아닐까.
사진=권상효 STUDIO ATLAS
AM7=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